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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버터] 마음건강 적신호, 점점 어려진다 … “예방과 회복 잇는 안전망 필요”

중앙일보

2026.07.0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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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네이버스 마음건강증진사업

지난 30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진행된 ‘2026 아동·청소년 도박문제 예방 포럼’ 현장. [사진 굿네이버스]

지난 30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진행된 ‘2026 아동·청소년 도박문제 예방 포럼’ 현장. [사진 굿네이버스]

“10분. 스마트폰을 켭니다. 링크를 누릅니다. 그리고 회원가입을 합니다. 배팅을 합니다. 한 아이가 도박에 빠지는 데는 10분이면 충분합니다. 하지만 그 아이가 잃어버린 일상을 회복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데는 수년이 걸립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열린 ‘2026 아동·청소년 도박문제예방 포럼’에서 권민정 굿네이버스 국내사업 본부장이 온라인 도박의 위험성을 설명했다. 이날 포럼은 굿네이버스와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이 공동 주최했다. 아동·청소년 도박 문제를 개인의 일탈이 아닌 사회가 함께 대응해야 할 문제로 규정하고 학교와 가정, 전문기관,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예방 체계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과학커뮤니케이터 궤도는 “지금은 도박에 빠지지 않은 사람이 더 많지만, 청소년들이 온라인 도박에 쉽게 접근하는 환경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청소년 도박 중독은 성인기보다 속도도 빠르고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종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청소년기에는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이 아직 발달하는 시기라 도박에 더욱 취약하다”며 “조기 예방교육과 위험군 발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박 예방은 보편 교육을 시작으로 위험군 상담과 치유까지 이어지는 연속적인 체계로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온라인 도박이 아동·청소년의 마음건강을 위협하는 새로운 위험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불법 도박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도박 경험 연령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이 실시한 ‘2025년 청소년 도박 실태조사’에 따르면, 도박을 경험한 청소년의 47.1%는 12세 이전 처음 도박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청소년의 마음건강을 둘러싼 경고 신호도 잇따르고 있다. 성평등가족부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25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9~24세)의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었다. 조사 대상 중·고등학생의 42.3%는 평소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응답했다. 반면 보건복지부의 ‘2022년 정신건강실태조사(소아·청소년)’에서는 정신장애를 경험한 소아·청소년의 최근 1년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이 4.3%에 그쳤다.

굿네이버스는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사회정서교육부터 생명존중교육, 도박 예방, 디지털 환경 안전망 구축까지 아우르는 마음건강증진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아동 대상 교육뿐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를 위한 연수와 상담 연계 체계도 함께 구축하고 있다.

대표 프로그램인 마음건강증진교육 ‘내 마음을 피자’는 아이들이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고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BMW코리아미래재단과 함께하는 사업으로 지난해에만 전국 초등학교 371개교, 4만8340명을 대상으로 운영했다. 올해는 교육 전문가와 현직 교사의 자문을 거쳐 교육과정을 한국형 사회정서교육(K-SEL) 핵심역량에 맞춰 전면 개편하면서 전국 1296개교, 17만2940명 규모로 진행 중이다. 윤은지 굿네이버스 마음건강증진교육 강사는 “예전에는 거친 말이나 행동이 주로 고학년에서 나타났다면 지금은 저학년에서도 자연스럽게 나타난다”며 “아이들이 그런 표현을 나쁘다고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무분별하게 접하고 그대로 따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짧은 수업이지만 끝날 무렵이면 아이들의 변화를 느낄 때가 있다”며 “단기 교육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해서 교육을 이어가야 할 이유”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마음건강 악화의 저연령화 문제를 지적했다.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최근 5년간 정신건강 진료를 받은 아동·청소년은 거의 두 배로 늘었다”며 “사회적 관심이 높아져 발굴이 늘어났다기보다 실제 마음건강 문제가 증가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가족과 학업 문제가 주요 원인이었다면 최근에는 또래 관계와 사회성 문제가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학업 스트레스를 받는 연령도 낮아졌고 자해와 자살을 호소하는 사례도 증가하는 것이 최근 진료 현장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굿네이버스에 따르면, 생명존중사업에는 지난해 80만6192명이 참여했다. 도박문제예방사업에는 36만6452명이 참여했다. 학교에서 예방교육을 실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교사와 학부모 교육, 인식 개선 캠페인, 상담 연계까지 함께 운영하며 마음건강을 위한 통합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마음건강증진사업은 학교 교육에 그치지 않는다. 굿네이버스와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은 하나금융그룹과 지난해부터 ‘도도한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도박 예방교육과 인식 개선 캠페인, 도박문제 상담을 연계한 통합형 예방 프로그램이다. 지난해에는 아동·청소년을 비롯해 학부모와 학교전담경찰관(SPO) 등 총 40만8600명이 참여했다.

전미선 굿네이버스 사무총장은 “아동·청소년의 도박 경험 연령이 점차 낮아지는 가운데 이번 포럼이 효과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굿네이버스는 아동·청소년이 도박 위험에서 벗어나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민관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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