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가드(Vanguard)가 발표한 2026년 ‘미국인의 저축 현황(How America Saves)’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61%의 401(k) 플랜이 자동가입(Auto Enrollment)을 도입하고 있으며, 자동가입을 운영하는 플랜의 평균 참여율은 86%에 달한다. 또한 96%의 플랜은 타깃데이트펀드(Target Date Fund)를 기본 투자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직원들이 더 쉽게 은퇴를 준비하고, 더 많은 자산을 모을 수 있도록 플랜을 설계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자동 적립률 증가(Auto-Escalation)라는 기능이 있다.
401(k)에 가입하는 대부분의 직원은 입사할 때 적립률을 한 번 정하면 오랫동안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연봉은 매년 조금씩 오르지만 적립률은 그대로인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적립률 정체 현상(Contribution Stasis)이라고 부른다.
결국 은퇴자산이 부족한 이유는 투자수익률보다 저축률이 오랫동안 변하지 않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능이 바로 자동 적립률 증가(Auto-Escalation)다.
자동 적립률 증가(Auto-Escalation)는 직원의 401(k) 적립률을 매년 자동으로 1%씩 증가시키는 제도다. 예를 들어 첫해 6%를 적립했다면 다음 해에는 7%, 그다음 해에는 8%로 자동 증가한다. 일반적으로 10%에서 15% 수준에 도달하면 자동 증가가 멈추도록 설계한다.
직원은 언제든지 적립률을 변경하거나 자동 증가를 중단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럽게 은퇴자산이 늘어나는 효과를 얻는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SECURE Act 2.0은 2025년부터 대부분의 신규 401(k)와 403(b) 플랜에 자동가입(Auto Enrollment)과 자동 적립률 증가(Auto-Escalation)를 기본 기능으로 적용하도록 규정했다.
법에서는 자동가입 비율을 최소 3% 이상으로 시작하고, 매년 1%씩 자동 증가해 최소 10% 이상, 최대 15%까지 적립하도록 설계하도록 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장점은 적지 않다. 자동가입(Auto Enrollment)과 자동 적립률 증가(Auto-Escalation)는 직원들의 참여율을 높이고 은퇴 준비를 자연스럽게 돕는다.
또한 신규 직원의 가입 절차를 간소화하고 행정 부담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SECURE 2.0에 따른 세액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기업주들이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많은 기업에서는 기업 매칭(Employer Match)을 얼마나 제공할지 고민한다. 물론 기업 매칭은 직원들에게 매우 중요한 복리후생이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직원의 기본 적립률(Default Deferral Rate)이 은퇴자산 형성에 기업 매칭(Employer Match)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아무리 좋은 매칭을 제공하더라도 직원이 3%만 적립한 채 수십 년을 유지한다면 충분한 은퇴자산을 만들기 어렵다.
401(k)의 성공은 높은 투자수익률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얼마나 꾸준히 저축했는지, 그리고 그 저축률을 꾸준히 높여 왔는지가 더 중요하다. 매년 1%의 작은 변화는 지금 당장은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20년, 30년이 지난 후에는 그 작은 변화가 은퇴생활의 여유를 결정하는 큰 차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