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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정상회의서 ‘월드컵’은 금기어…트럼프 자극 피하려 침묵

중앙일보

2026.07.08 18:58 2026.07.08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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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떠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떠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심기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정상회의 기간 ‘월드컵’을 화제로 꺼내지 않기로 비공식 합의를 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7∼8일(현지시간) 튀르키예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월드컵 관련 이야기를 삼가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정상회의 직전 불거진 이른바 ‘발로건 구하기’ 논란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방비 증액을 압박하며 동맹국들을 몰아붙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만한 소재를 피하자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논란은 미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이 지난 2일 월드컵 32강전에서 퇴장당해 1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받은 뒤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축구연맹(FIFA) 잔니 인판티노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징계를 풀어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판티노 회장과 통화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징계 철회가 아니라 퇴장 판정의 적절성을 재검토해 달라고 요청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미국은 이후 열린 16강전에서 벨기에에 1대4로 완패했고, 온라인에서는 이를 두고 ‘트럼프 업보’라는 조롱도 이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나토 정상들은 월드컵을 화제로 삼는 것 자체가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도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벨기에 대표팀의 승리를 축하하면서도 “내가 먼저 그 이야기를 꺼내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러한 분위기를 에둘러 시사했다.

올해 나토 정상회의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 등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장에 도착한 직후에도 “그린란드는 미국에는 매우 중요하지만 덴마크에는 중요하지 않다”며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재차 드러냈고, 대이란 전쟁을 지원하지 않은 스페인을 향해서는 "(나토의) 끔찍한 파트너"라고 비판하는 등 강경한 발언을 이어갔다.



정재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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