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 만에 대청호에 떴던 도선(渡船)이 호우에 떠밀려 내려온 나뭇가지 등 부유물 때문에 운영이 중단됐다.
9일 충북 옥천군에 따르면 안내면 장계리에서 출발해 대청호 21㎞ 구간을 운항하는 ‘정지용호’가 전날 오후부터 운항을 일시 중단했다. 옥천군 관계자는 “최근 집중호우로 대청호 내 부유물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정상 운항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군민과 이용객 안전을 위한 조처”라고 밝혔다. 최대 40명이 승선할 수 있는 이 배는 안내면 장계관광지에서 출항해 장계리(주막말), 동이면 석탄리, 옥천읍 오대리를 거쳐 안남면 연주리 선착장까지 하루 2회 왕복한다.
옥천군이 운항 중단 사유로 밝힌 다량의 부유물은 대청호 옥천권역에서 여름철마다 반복되는 문제다. 대청호 수위는 보통 6월 말~8월 호우기를 지나 이듬해 봄까지 기상 상황에 따라 정상 수위를 유지하거나, 점차 낮아진다. 집중 호우가 내리는 여름철 대청호 수위가 오르면 갈수기에 호숫가 등에서 자란 잡풀이 물과 함께 떠오른다. 여기에 상류에서 떠내려오는 나뭇가지와 어구, 생활쓰레기 등이 유입돼 다량의 부유물 덩어리를 만든다.
군은 최근 집중호우 영향으로 항로 곳곳에 위험 부유물이 크게 증가하면서 선박 운항 안전성이 저하된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부유물의 위치가 계속 변하고 항로 폭이 좁아지는 등 돌발 위험이 커져 선박 접안 과정이나 승·하선 시 안전사고 발생을 우려했다.
친환경 전기도선 정지용호 출항식이 지난 3월 23일 충북 옥천군 장계관광단지 선착장에서 지역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김성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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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용객 안전 고려해 일시 중단”
서지환 옥천군 선박운영팀 주무관은 “선착장 외에도 항로 곳곳에 부유물이 떠 있는 상황”이라며 “눈에 드러난 부유물도 문제지만, 물속에 얼마나 많은 초목이 뭉쳐져 있는지 알 길이 없어 당분간 운항을 중지했다”고 설명했다. 운항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대청호 관리기관의 부유물 제거 작업 속도를 봐야 한다”고 했다.
대청호 뱃길은 1980년대 초반 옥천 장계리와 청주 문의문화재단지를 잇는 47㎞ 구간에서 유람선과 도선이 운항하며 주민 교통편의 증진과 지역의 대표 관광자원으로 역할을 했다. 하지만 1983년 청남대 건립과 상수원 보호 규제 강화로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이후 옥천군은 수십년간 규제 완화를 요구하며 도선 재운항을 추진했다.
2022년 환경부가 ‘팔당·대청호 수질보전 특별대책지역’ 내 친환경 도선 운항을 허용하는 고시를 개정하면서 재운항 법적 기반이 마련되며 40여년 만에 출항식을 열었다. 지난 3월 23일 출항한 정지용호는 길이 19.5m, 폭 5.5m 규모의 40t급 친환경 전기 도선이다. 화석연료 대신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해 소음을 최소화했으며 시속 8노트로 운항한다. 선박 이름은 옥천 출신의 대표적 시인이자 ‘향수’의 작가인 정지용 시인의 이름에서 따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