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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근무 도입 기업 3곳 중 1곳 ‘이용자 0’…육아휴직은 양극화 뚜렷

중앙일보

2026.07.08 19:35 2026.07.08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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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에서 한 어린이가 엄마와 함께 어린이집으로 가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에서 한 어린이가 엄마와 함께 어린이집으로 가고 있다. 연합뉴스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기업 3곳 중 1곳은 실제 이용하는 직원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휴직은 대상자 전원이 사용하거나 사용하지 못 하는 식의 기업 간 양극화가 뚜렷했다.

민간 인구 전문 싱크탱크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한미연)은 인구의 날(11일)을 앞두고 이러한 내용의 ‘2026 인구 위기 대응 우수 기업 평가’를 9일 공개했다. 올해로 3년째 진행하는 평가다.

한미연은 지난 3~5월 사업보고서를 통해 육아휴직(2000곳)·유연근무(1877곳) 이용 관련 데이터를 공시한 상장사를 들여다봤다. 해당 공시는 지난해부터 의무화돼 올해 들어 처음으로 전수 분석이 이뤄졌다.

분석 결과, 유연근무제 도입 기업 중 657곳(35%)은 실제 이용자가 전혀 없었다. 시차출퇴근·선택근무·원격근무 등을 말하는 유연근무는 일과 가정을 양립하게 해주는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하지만 상당수 기업이 제도만 갖춰 놓고 사실상 방치하는 셈이다.

육아휴직은 ‘빈익빈 부익부’ 양상이 나타났다. 대상자 전원이 실제로 육아휴직을 사용한 기업이 341곳(17%)이지만, 대상자가 있는 데도 전혀 사용하지 않은 기업도 441곳(22%)에 달했다. 기업 10곳 중 4곳은 육아휴직을 아예 안 쓰거나 전부 다 쓰는 양극단에 몰려 있다는 의미다.

한미연은 “같은 제도인데도 활용 정도가 크게 갈리는 건 제도의 존재 여부보다 조직 문화가 실제 활용을 좌우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인구 위기 대응 우수 기업 평가 결과' 주요 내용. 자료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인구 위기 대응 우수 기업 평가 결과' 주요 내용. 자료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또한 한미연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기업 중 자산 규모 5조원 이상(상위), 1조~5조원(중위), 1조원 이하(하위) 3개 구간에 각 100곳씩 총 300개사를 대상으로 인구 위기 대응 수준도 평가했다. 이에 따르면 300개 기업의 평균 점수는 51.1점(100점 만점)으로 나왔다. 종합 순위 1위는 포스코인터내셔널(82.3점)이었고, 국민은행·KT&G(공동 5위) 등은 2년 연속 상위권을 지켰다.

특히 상위 20개 기업엔 자산 규모 중위(롯데칠성음료·삼성SDS), 하위(콜마비앤에이치·한미글로벌) 기업도 여럿 포함됐다.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더라도 기업의 의지에 따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SK증권(291위→53위), 롯데하이마트(244위→11위), 호텔롯데(226위→5위) 등은 전년 대비 큰 폭의 순위 상승세를 보였다.

이들 기업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평가 점수가 높을수록 육아휴직 활용도도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평가 점수 상위 10% 기업의 육아휴직 평균 사용률(48.6%)은 하위 10% 기업(25.8%)의 두 배에 가까웠다. 유연근무 사용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이인실 한미연 원장은 “최근 합계출산율이 반등하며 안도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기업 현장은 여전히 참담하다”면서 “제도를 도입해도 정작 필요한 직원이 쓸 수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기업들이 유연근무제부터 일터에서 실제로 작동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종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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