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8일 국회 소통관에서 장동혁 대표 제명 및 출당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조경태(부산 사하을·6선)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부의장 당내 경선 결과에 불복해 동료 의원에게 ‘박덕흠 부의장 후보 낙선’ 전화를 한 걸 두고 라디오 방송에서 진행자와 거친 설전을 벌였다.
조 의원은 9일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당내 경선에 불복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진행자의 질의를 받고 “제가 경선에 불복했느냐. 경선에 불복했다는 표현을 하면 안 된다”며 “시민단체에서 ‘내란 동조자 박덕흠은 절대로 안 된다’는 성명서를 냈다. 그런데 우리 당론이 정해졌다. 사회자님 당론을 따라야 하느냐”고 맞받았다.
조 의원의 이런 주장은 지난달 5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국회의장단 선거를 앞두고 그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박덕흠 후보는 부의장으로서 부적절하다’는 전화를 돌린 사건이 라디오에서 언급되면서 나왔다. 당시 본회의에서 야당 몫 부의장 후보였던 박 의원은 재석 246명 중 214표를 얻고 조 의원이 28표를 얻었다. 조 의원은 지난 5월 야당 몫 국회 부의장을 두고 당내 경선에 출마했으나, 박 의원에게 밀려 낙선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왼쪽 셋째)가 5월 13일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후반기 국회부의장 후보자 선출 의원총회에서 박덕흠 의원이 선출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경태, 조배숙 후보, 장 대표, 박 의원, 송언석 전 원내대표, 유상범 전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임현동 기자
이를 두고 진행자가 재차 “다른 당 의원들에게 ‘박덕흠 찍지 말고 조경태 찍어라’ 이래서 조 의원 표가 28표 나온 거 아니냐”고 하자 조 의원은 “제가 28명한테만 전화했다고 생각하냐. 민주당 의원한테도 했고, 국민의힘 의원한테도 했고, 개혁신당·진보당에도 했다”고 반박했다. 이후에도 조 의원과 진행자 사이에 “몇 분한테 전화했냐”, “많은 분들한테 했다. 그래서 다 저를 찍었느냐”는 말꼬리 잡기식 설전도 이어졌다. 진행자가 “제가 질문을 하고 조 의원은 답변을 하는 인터뷰 자리”라는 언급을 할 정도였다.
조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박 의원이 야당 몫 부의장 후보로 선출된 것이 ‘당론’이라는 지적에도 강하게 반발하며 “잘못된 당론은 따를 필요가 없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가 당론을 따랐다면 내란 수괴 윤석열 전 대통령은 탄핵도 안 됐을 것”이라며 진행자를 향해 “제 주장에 동의한다면 저와 같은 목소리를 내주셔야 한다”고도 요구했다.
조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 유튜브 ‘황현희의 불편한 여의도’에도 화상으로 출연해 ‘박덕흠 낙선 전화’는 “정치 행위”라며 “내란 동조 세력이 당직에 앉는 것은 관계 없지만, 신성한 국회직에는 절대 앉아서는 안 된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는 박덕흠 부의장의 비판엔 “나는 기독교 신자”라며 “니가 가라 하와이”라고 응수했다.
조 의원이 자신의 행위를 두고 정당성을 주장하지만 당내 시선은 싸늘하다. 김대식 의원은 지난 8일 부산일보 유튜브에서 “당론이 싫다면 무소속으로 활동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강선영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조 의원을 겨냥해 “이젠 떠나라. 상판대기 보는 것도 지겹다”고 날을 세웠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고 있다. 임현동 기자/20260709
민주당으로 정계에 입문한 ‘원조 친노’였던 조 의원은 부산 사하을에서 내리 6선을 했다. 17·18·19대 총선 때 민주당 공천을 받고 당선된 그는 2015년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판하며 갈등을 빚고 이듬해 탈당해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에 입당했다.
조 의원은 ‘박덕흠 국회부의장 낙선’을 종용했다는 의혹으로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에 제소된 상태다. 조 의원은 이에 반발하며 지난 8일 장동혁 대표를 ‘지방선거 패배 시 사퇴 공언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윤리위에 제소하고, 장 대표를 즉각 제명·출당 조치해달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