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를 배회하던 곰이 한인 주민의 주택 뒷마당에 들어간 모습. [신승호 씨 제공 영상 캡처]
한인 밀집 지역인 라크레센타 주택가 한복판에 대낮에 곰이 나타나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특히 곰을 발견한 한인 주민이 경찰에 신고했으나, 당국이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해 대처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라크레센타 주민 신승호 씨는 지난 7일 오후 6시 30분쯤 풋힐 불러바드 북쪽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인근 주택가에서 곰 한 마리를 발견했다.
신씨는 “볼일을 보러 집에서 나와 차에 타려던 중 곰을 목격했다”며 “차를 몰고 한동안 곰을 따라가며 지켜봤는데, 쓰레기통을 뒤지며 먹이를 찾는 듯 보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신씨는 곰이 주민들을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에 이동 경로를 계속 주시했다.
그는 “이곳은 한인 거주 비율이 높은 주택가인 데다, 불과 두 블록 거리에 초등학교가 있어 어린아이들이 특히 많아 자칫 사고로 이어질까 봐 걱정이 앞섰다”고 말했다.
곰이 주택가를 버젓이 활보하자 신씨는 즉시 이웃 주민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주의를 당부하는 한편, 곧바로 당국에 신고를 시도했다.
그러나 당국의 대처는 안일했다.
신씨는 “애니멀 컨트롤 웹사이트에는 오후 5시 이후 경찰에 연락하라고 안내돼 있어 글렌데일 경찰국에 전화를 걸었으나, 대뜸 ‘곰이 사람을 위협하고 있느냐’는 질문이 돌아왔다”고 토로했다.
경찰의 답변에 신씨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는 “경찰이 ‘상황을 지켜보다가 곰이 위협적인 행동을 보이면 다시 신고해 달라’고 하더라”며 “최소한 신고 기록이라도 남겨 지역 주민들에게 공지할 줄 알았는데, 주소조차 묻지 않아 크게 당황했다”고 말했다.
가주 어류·야생동물국(CDFW)에 따르면 최근 도시 개발로 인한 서식지 감소와 산불 등으로 먹이를 잃은 야생동물이 인간 생활권인 주택가로 내려오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 주민을 공격하는 인명 사고도 잇따르는 추세다. 지난달 샌버나디노 카운티 크레스트라인에서는 곰이 주택 창문으로 앞발을 밀어 넣어 19세 남성의 얼굴과 가슴을 할퀴는 사고가 발생해 피해자가 수십 바늘을 꿰맸다. 같은 달 매머드레이크에서도 곰이 부부와 반려견을 공격해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올해 초 알타데나에서는 약 550파운드에 달하는 대형 곰이 한 달 넘게 주택 마루 밑에 머물다 야생동물 전문가들이 페인트볼과 전기 매트를 동원해 쫓아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쓰레기통, 반려동물 사료, 과일나무 등이 곰을 주택가로 유인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CDFW는 곰을 발견하면 ▶절대 가까이 접근하거나 먹이를 주지 말 것 ▶충분한 거리를 유지 ▶쓰레기통은 수거 당일에만 집 밖에 내놓을 것 ▶차고 등에 냉장고를 두었을 경우 반드시 차고문을 닫아놓을 것 ▶음식물이나 사료를 야외에 방치하지 않는 것이 효과적인 예방법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