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칸센에 항공기 1등석보다 비싼 ‘1인실’이 등장한다.
일본 철도회사 JR도카이(JR東海)는 10월부터 도카이도·산요 신칸센에 새로 도입하는 최상급 좌석 ‘슈프림 클래스(Supreme Class)’를 8일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신칸센에 개인실이 도입되는 것은 23년 만이다.
슈프림 클래스는 이전의 고급 객실 ‘그린샤(그린석)’보다 한 단계 높아진 최상위 등급으로, 좌석은 1인 전용 개인실과 2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개인실로 나뉜다.
가격은 도쿄~오사카 구간이 1인실은 편도 4만2100엔(약 39만원), 2인실은 6만500엔(약 56만원)으로 책정됐다. 도쿄~히로시마 구간은 각각 5만9640엔(약 55만원)과 8만6240엔(약 80만원)이다.
같은 구간을 가는 일본 항공사 전일본공수(ANA)의 프리미엄 클래스 운임이 도쿄~오사카 편도 2만6000~5만2000엔대, 도쿄~히로시마 3만3000~6만3000엔대인 점을 감안하면, 신칸센 개인실은 항공기 상위 좌석과 비슷하거나 더 비싼 가격대에 책정된 셈이다.
JR도카이가 8일 공개한 슈프림 클래스 운임표. 자료 JR도카이
JR도카이는 코로나19 이후 이동 중 화상회의, 업무 처리, 보안이 필요한 통화 등의 수요가 늘어난 점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업그레이드 좌석인 그린샤에서도 옆자리나 통로 쪽 시선이 신경 쓰인다는 승객들의 목소리가 이어져 온 점도 반영된 것이다.
개인실은 전자잠금장치가 달린 문을 갖춰 프라이버시와 보안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교통카드나 QR코드로 문을 열고 닫을 수 있으며, 자동 잠금 기능도 적용됐다. 실내에는 전용 와이파이 환경과 헤드레스트에 내장된 시트 스피커가 마련돼, 주변에 소리가 새어 나가는 것을 걱정하지 않고 영상이나 음악을 즐길 수 있다.
또, 태블릿으로 유료 메뉴를 주문하면 승무원이 좌석까지 음식을 가져다준다. 좌석에는 태블릿이 장착돼 좌석 각도와 다리 받침, 허리 지지대를 비롯해 온열 기능까지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JR도카이는 2027년도 중에는 완전 개인실과 별도로 반개인실형 좌석도 도입할 예정이다. 통로와 좌석 사이에 전자잠금식 문을 단 반개방형 좌석으로, 좌석을 돌리면 2명이 마주 보고 앉을 수도 있다.
2027년에 나오는 슈프림 클래스 시트의 반(半)개인실. JR도카이
해당 좌석이 첫 공개된 8일, 일본의 각종 온라인에서는 높은 가격에 대한 부담을 지적하는 목소리와 함께 “한 번쯤 타보고 싶다”는 반응도 적지 않게 나왔다.
일본 언론에서는 신칸센이 그동안 ‘더 빠른 이동’을 앞세워 항공기와 경쟁해 왔다면, 슈프림 클래스는 이동 시간 자체를 어떻게 보내게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라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