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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면 깨어나는 ‘뇌 청소부’…집에서도 관찰하는 기기 개발

중앙일보

2026.07.08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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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박지은·이민서

그래픽 박지은·이민서

국내 연구진이 수면 중 뇌의 노폐물을 씻어내는 과정을 집에서도 관찰할 수 있는 무선 웨어러블(착용형) 장비를 개발했다. 수면은 뇌에 쌓인 독성 단백질을 제거하는 핵심 과정으로 알려졌지만, 지금까지는 이러한 변화를 자연스러운 수면 환경에서 관찰하기 어려웠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 연구팀(공동 교신저자 조지아공과대 여운홍 교수)은 잠자는 동안 뇌 속 수분 변화를 연속 측정할 수 있는 무선 근적외선분광(NIRS) 웨어러블 장비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자는 동안 뇌에서는 낮 동안 쌓인 노폐물을 제거하는 청소 작용이 이뤄진다. ‘아교림프계’로 불리는 이 시스템은 뇌척수액이 뇌 조직 사이를 흐르며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로 꼽히는 아밀로이드-베타 등을 제거한다. 특히 깊은 수면 단계에서 이러한 활동이 활발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과정이 원활하지 않으면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계 질환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잇따르고 있다.

뇌 수분 변화는 이 같은 뇌의 회복·정리 과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기존에는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서만 이를 확인할 수 있어 실제 수면 환경에서 반복 측정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부드러운 무선 근적외선분광(NIRS) 웨어러블 장치.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이 개발한 부드러운 무선 근적외선분광(NIRS) 웨어러블 장치.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이 개발한 장비는 이마에 부착하는 얇고 유연한 형태로, 수면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밤새 뇌 조직 내 수분과 혈류 변화를 측정할 수 있다. 건강한 성인 4명을 대상으로 총 16차례 가정 내 야간 측정을 진행한 결과, 뇌 수분량을 나타내는 신호는 수면 단계에 따라 일정한 패턴을 보였다.

깨어 있거나 렘수면(뇌 활동이 활발해지는 잠) 상태에서 비렘수면(깊은 잠)으로 전환될 때는 신호가 증가했고, 반대의 경우에는 감소했다. 비렘수면 단계에서는 호흡과 심박 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경향도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수면 중 나타나는 이러한 변화를 웨어러블 장비로 가정에서 연속 관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창호 교수(뇌신경센터장)는 “아교림프계 활동을 자연스러운 수면 환경에서 관찰할 수 있는 도구를 마련하는 것은 신경계 질환 연구에서 오랜 과제였다”며 “이번 기술이 표준검사와의 비교 검증을 거쳐 발전한다면 수면 장애, 노화, 인지저하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관찰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 조지아공과대 여운홍 교수.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 조지아공과대 여운홍 교수.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채혜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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