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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정상회의 폐막…75조 풀어 트럼프 달랬지만, ‘재무장' 숙제

중앙일보

2026.07.08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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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앞줄 가운데)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 정상들이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앞줄 가운데)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 정상들이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EPA=연합뉴스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탈퇴를 수시로 거론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충돌은 가까스로 피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7~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대한 평가다.

A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나토 정상은 8일 의결한 ‘앙카라 정상회의 선언’을 통해 유럽·대서양 안보를 위협하는 러시아 등에 대응한 국방비 증액 기조를 재확인했다. 구체적으로 500억 달러(약 75조원) 이상의 국방비 신규 조달 계획을 채택했다.

이날 선언에서 정상들은 “우리는 집단방위와 대서양 동맹의 철통 같은 의지를 재확인하기 위해 앙카라에 모였다”며 “유럽 동맹국과 캐나다는 미국과 협력해 동맹의 방어에 대한 더 큰 책임을 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토의 억지력과 방어력은 핵, 재래식, 미사일 방어 역량의 적절한 조합에 우주·사이버 자산을 더해 완성된다”며 “상호 운용 가능한 대서양 전역 전투 클라우드 개발, 강력한 인공지능(AI) 모델 도입도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상들은 또 “동맹국 사이에 방위 무역 장벽을 제거하고, 나토 파트너십을 활용해 방위산업의 깊이와 협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며 ‘헤이그 국방 약속’을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나토는 지난해 헤이그 정상회의에서 2035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까지 증액하기로 공식 합의했다.

미국·이란 전쟁과 관련해서는 “이란이 절대로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호르무즈해협에서 항행의 자유를 온전히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선 “올해 우크라이나에 700억 유로(약 120조4000억원) 규모 군사장비, 지원 및 훈련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2027년에도 최소한 같은 수준을 유지한다는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했다.

국방비 증액과 집단 방위(나토 조약 5조)를 재확인하며 ‘트럼프 달래기’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트럼프는 회의 직전까지도 이란 전쟁에 대한 군사 지원, 국방비 증액을 주장하며 나토 회원국을 압박했다. 하지만 정상회의에서는 공개 충돌을 피한 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나토는 일단 살아남았다”고 진단했다. 이어 “트럼프를 만족시키는 것이 정상회의의 새로운, 한층 낮아진 성공 기준이었다”며 “트럼프가 나토를 떠나겠다고 위협하지 않은 사실만으로도 (정상들이) 이번 회의를 성공으로 평가했다”고 짚었다.

다만 국방비를 늘린다는 약속이 실제 전력 확보로 얼마나 빨리 이어질 지가 미지수다. WSJ은 “돈을 무기로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며 “국방비와 계약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전투기와 함정, 미사일, 전자장비 등을 실제 생산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뤼터 사무총장도 “무기 생산 시설을 제대로 가동하기까지는 수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나토 3.0’ 청사진도 숙제로 남았다. 나토 3.0 구상은 냉전 시대 나토 1.0과 냉전 이후 최근까지 나토 2.0에 이어 미국이 본토 방어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억지에 집중하고, 유럽은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지 않는 ‘파트너십’으로 발전한다는 개념이다. 뤼터 사무총장은 폐막 기자회견에서 “회원국은 나토 3.0에 따라 더 나은 방향으로 안보 균형을 재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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