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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미래에너지의 심장, 창원에서 뛰기 시작한다

중앙일보

2026.07.09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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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선 국립창원대학교 종합기술원 원장.

이재선 국립창원대학교 종합기술원 원장.

국립창원대학교가 정부의 국가연구소(NRL 2.0)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전국 13개 대학이 겨룬 끝에 단 4개 연구소만 이름을 올린 자리이며, 올해 처음 신설된 지역 유형에서 지역 국립대학이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몇 달간 밤낮없이 사업을 준비한 교수와 직원들, 아낌없이 힘을 보탠 지역 국회의원과 여러 지자체 단체장, 그리고 두산에너빌리티를 비롯한 SMR 관련 기업인들의 노력이 함께 만든 결실이다. 지역산업을 살려보겠다는 대학의 작은 몸부림에서 시작된 일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부설 연구소를 국가가 10년 이상 장기 지원하는 이 사업은, 눈앞의 단기 성과가 아니라 먼 미래를 준비하는 연구에 주어진다. 우리가 확보한 1438억원의 사업비 역시 국립창원대 혼자만의 예산이 아니다. 경남도와 창원특례시, 지역 기업이 함께 투자하고 함께 쓰는 돈이다. 원전 대표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와 긴밀한 협력을 포함한 지역 원전기업들이 현금과 현물을 합쳐 4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직접 보탰다. 기업이 스스로 지갑을 연 것은, 이 연구가 곧 자신들의 미래이자 지역의 미래라는 확신 때문일 것이다. 애초에 이 연구는 국립창원대 혼자만의 연구가 될 수 없다.

왜 SMR인가. 세계는 지금 '전기의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연간 세계 에너지 소비량은 약 650EJ에 이르고, 원자력발전소 416기와 석탄화력발전소 약 2500기가 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소형모듈원전(SMR)의 신규 수요가 2050년까지 190GW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폭증하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전력만으로도 약 52기, 노후 석탄화력을 대체하는 데만 약 60기의 SMR이 필요하다. 여기에 핵추진 잠수함과 항공모함용 원자로까지, 시장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물론 원자력에는 안전이라는 절대적 전제가 따른다. 관련 법과 기준을 철저히 지키고, 안전이 담보된 기술만이 시장의 신뢰를 얻는다는 원칙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국립창원대의 SMR 국가연구소는 이 거대한 신규 시장에 정면으로 대응하고자 한다. '케이(K)-SMR의 심장, 소재부터 플랫폼까지'라는 우리의 비전이 여기서 나왔다. 소재부터 설계·제조·검증·인증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SMR 플랫폼 파운드리 기술을 중심으로, 20조원 규모의 산업 생태계에서 중심축이 되는 것이 목표다. 창원 국가산단에 집적된 340여 개 원전 부품기업의 저력이 그 든든한 토대다. 대학과 지자체, 연구기관과 기업, 그리고 지역사회를 하나로 묶어 연구 성과를 곧바로 산업 현장으로 잇는 협력 모델도 함께 가동한다.

대학의 변화와 도전은 대학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지역의 산업과 미래를 위한 긴 발걸음이다. 지역에서 공부한 청년이 지역에서 일자리를 얻고, 그 일자리가 다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선순환. 우리가 그리는 그림은 결국 사람이 돌아오는 창원이다. 나아가 경남의 초·중·고 학생들에게 미래에너지에 대한 꿈과 희망을 심어 줄 수 있다면 이보다 값진 몸짓이 어디 있겠는가. 그 길에 함께해 준 지역과 기업, 그리고 시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 반도체 하면 용인이 떠오르듯, 원전과 SMR 하면 창원이 떠오르는 그날을 향해 우리는 이제 막 첫걸음을 뗐다.

※본 기사의 내용은 이재선 국립창원대학교 종합기술원 원장의 견해이며 중앙일보사의 공식 견해가 아님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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