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더불어민주당 당권 도전에 나서는 송영길 의원이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주요 당권 주자가 일제히 최대 승부처인 호남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표심 경쟁과 맞물려 경선 방식으로 채택된 ‘선호투표제’를 둘러싼 공방도 가열되는 양상이다.
전날 목포를 찾았던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9일 순천·여수·광양을 잇달아 방문하며 호남 공략을 이어갔다. 김 전 총리는 전날 정청래 전 대표가 선호투표제를 당헌·당규 위반이라 주장한 것에 대해 “이재명 대표 시절 도입된 제도로 당헌·당규상 아무 문제가 없다”며 “시비를 거는 건 전형적인 집단적 자기 정치”라고 맞받았다. 송영길 의원도 전날 서울 출마 선언에 이어 이날 광주에서 재차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 시절 일방적으로 당내 경선 절차를 진행했던 정 전 대표는 당시를 돌아봐야 한다”고 직격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호남을 찾지는 않았지만 페이스북을 통해 구애 메시지를 냈다. 정 전 대표는 “당 대표 재임 시절 최초로 호남발전특위를 만들어 예산을 대폭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10일에는 광주통합시 조선대를 찾아 특강에 나선다. 선호투표제 논란에는 “당원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네거티브다. 가끔 정당방위만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대신 친정청래계(친청계) 박규환 최고위원이 “왜 당헌·당규를 거스르면서까지 선호투표를 고집하느냐”고 공개 비판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지난 8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목포시 지역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선호투표제가 당헌상 규정된 ‘결선투표’에 포함되는지 여부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표 시절 도입한 선호투표제는 당원이 후보를 1~3순위까지 한 번에 선택하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3위 후보의 차순위 표를 1·2위 후보에게 배분해 당선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민주당 당헌 25조 4항은 ‘대표는 과반수의 득표로 선출하고, 이를 위한 결선투표 실시 등 구체적인 사항은 당규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는 선호투표를 결선투표의 한 방식으로 해석해 이번 조치가 당헌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또한 ‘구체적 사항은 당규로 정한다’는 조항 등에 따라 선호투표제 적용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친청계는 당헌·당규에 선호투표와 결선투표를 설명하는 조항이 별도로 있는 만큼 “결선투표를 선호투표의 일환이라 해석하는 건 과도하다”고 반박한다. 실제 당규 4호 48조 2와 48조 3은 선호투표와 결선투표를 별도로 명시하고 있다. 그래서 당헌상 글자 그대로 대표 경선에선 1·2위간 재선거인 결선투표를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마친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뉴스1
하지만 전준위는 지난해 정 전 대표가 당선된 전당대회에서도 당무위원회 의결을 거쳐 선호투표제를 결선 방식으로 도입한 만큼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당시엔 정 전 대표와 박찬대 인천시장 두 명만 출마해 실제 적용되지는 않았다. 전준위는 9일 회의에서도 같은 결론을 재확인했다. 전준위 간사를 맡고 있는 이연희 의원은 회의 직후 “현재까지 전준위는 선호투표제가 당헌·당규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준위 의결 사항은 최고위원회와 당무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전날 밤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친김민석계와 친청계 최고위원간 의견이 엇갈려 결론을 내리지 못한 만큼 10일 최고위에서 다시 논의될 예정이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주말 긴급 최고위 개최와 한병도 대표 권한대행의 중재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 전 대표 측이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송 의원도 9일 “선호투표제가 뒤집힌다면 용납할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 신경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