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몽골 울란바타르 정부청사에서 열린 한·몽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스1
몽골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우정을 바탕으로 한국과 몽골 간 정치적 신뢰를 공고히 하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층 심화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울란바타르 정부 청사에서 열린 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오늘 회담이 한·몽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새로운 도약을 알리는 출발점이자 양국이 ‘한·몽 관계의 황금시대’를 함께 열어가는 역사적인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원칙적 타결에 이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바탕으로 경제는 물론 개발 협력, 보건·의료 등 여러 분야에서 상생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후렐수흐 대통령도 “한국은 몽골의 제3의 이웃이자 중요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있는 국가”라며 “이번 방문을 통해서 양국의 정치적 신뢰 관계가 더욱 강화되고 실질적인 경제 협력이 더욱 많아지면서, 두 나라 국민 간 우정이 더욱 돈독해지는 데 귀중한 기여를 할 것으로 굳게 믿는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의 몽골 국빈 방문은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5년 만에 성사됐다. 몽골 정부는 정상회담에 앞선 공식 환영식에서 예포 21발을 발사하는 등 극진한 예우를 표했다. 행사장 근처 건물에는 이 대통령 부부의 대형 사진과 대형 태극기가 내걸렸다. 몽골은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희토류 매장량이 3100만톤에 달하는 중국(4400만톤)에 이은 세계 2위 국가다. 최근 각국 정부가 몽골을 상대로 치열한 공급망 외교전을 벌이는 가운데 이번 한·몽 정상회담이 열렸다.
9일(현지시간) 몽골 울란바타르 수흐바타르 광장에서 이재명 대통령 국빈방문 공식 환영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두 정상은 회담 후 공동 언론 발표에서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실질 협력 확대를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통상·투자 협력을 확대하고 공급망과 핵심 광물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원칙적 타결을 계기로 2030년까지 한·몽 교역 규모 10억 달러 달성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했다. CEPA란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이 관세를 철폐해 시장을 개방하면서도, 기술 협력과 인적 자원 교류, 투자 촉진 활성화를 지향하는 포괄적 통상 협정을 뜻한다. 한국과 몽골은 2021년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한 뒤 2023년 11월부터 CEPA 체결을 추진해왔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 첨단 과학 기술, 물류·인프라, 농업·축산, 보건·의료, 개발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호혜적이고 지속 가능한 협력의 폭도 넓혀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후렐수흐 대통령도 “한국 정부 지원으로 한·몽 희소금속 공동 연구센터 건립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 사업은 양국의 전략적 중요 협력에 새로운 출발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 정부는 이날 ▶고용허가제를 통한 노동자 송출·도입 ▶몽골 제2 국립 암센터 건립 ▶유통물류 협력 등 모두 21건의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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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몽탄 모델 확산…자원부국 몽골, 韓과 협력 시너지”
두 정상은 이날 오후 울란바타르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몽골 비지니스 포럼에도 참석해 경제 협력 청사진을 제시했다.
몽골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울란바타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몽골 비즈니스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 대통령은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울란바타르가 한국의 동탄 신도시와 몽골의 합성어인 ‘몽탄’이라고 불린다”며 “‘몽탄’ 같은 상생의 모델을 더욱 확산시켜 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울란바타르에 진출한 한국의 편의점과 대형마트를 언급한 뒤 “한국의 유통기업이 기술과 경험을 제공하고, 몽골 기업은 직접투자를 통해 사업을 운영하며 경험을 쌓아갔다”며 “유통에서 시작한 ‘몽탄’ 모델은 이제 식품, 음료, 화장품 같은 K-소비재로, 나아가 금융, 보건·의료, 교육,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로 더 넓게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양국이 핵심광물 공급망 분야의 든든한 파트너로 힘을 합치자고 제안하며 “구리·몰리브덴·텅스텐·희토류 등 풍부한 핵심광물을 보유한 자원 부국 몽골과 기술과 자본·물류가 발달한 대한민국이 협력한다면 공급망 분야에서 확실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지난해 12월 울란바타르에 문을 연 '희소금속 협력센터'가 양국 기업 간 협력과 교류의 핵심 매개체가 될 것”이라며 “양국 정부에서 운영 중인 '희소금속위원회'를 통해 공급망 협력의 성공 사례도 만들어 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울란바타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몽골 비즈니스 포럼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후렐수흐 대통령 역시 타결 막바지에 이른 CEPA에 대해 “양국 간 교역과 투자를 더 활성화하고, 기업 간 협력을 확대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안정적인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굳건한 토대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몽골은 식품·농축산·광물자원 제품을 한국 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가공산업과 교통 물류를 비롯한 무역·경제 분야에서 상호 호혜적인 협력을 더욱 확대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엔 구자은 LS홀딩스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이형희 SK 부회장, 허서홍 GS리테일 대표, 한채양 이마트 대표, 홍정국 BGF리테일 부회장 등 한국 기업인 180명이 참석했으며, 몽골 측에선 광물·유통·금융 분야를 대표하는 MCS그룹 오드자르갈 회장, 타반보그드그룹 바타르사이한 회장, MAK그룹 첼무운 회장 등 120여 명이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