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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위 잡은 114위…윔블던에 부는 돌풍

중앙일보

2026.07.09 08:01 2026.07.0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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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페리. [신화=연합뉴스]

아서 페리. [신화=연합뉴스]

올 시즌 세 번째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윔블던 준결승전. ‘살아있는 전설’ 노바크 조코비치(37·세계 8위·세르비아),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랭킹 1위 얀니크 신네르(25·이탈리아), 올해 프랑스오픈 챔피언 알렉산더 츠베레프(29·3위·독일) 등 수퍼스타들이 여럿 이름을 올린 가운데 낯선 이름 하나가 눈에 띈다. 바로 세계 114위의 무명 선수 아서 페리(24·영국)다.

페리는 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윔블던 남자 단식 8강전에서 세계 10위 플라비오 코볼리(24·이탈리아)를 2시간 14분 만에 3-0(6-4 7-6〈7-4〉 6-0)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페리는 TV 중계에서 보며 동경하던 츠베레프와 결승 진출을 놓고 꿈 같은 경기를 하게 됐다.

랭킹이 낮아 윔블던 본선에 초청 받지 못한 페리는 예선(3연승)을 거쳐 와일드카드로 참가권을 따냈다. 본선 1회전(128강)부터 세계 20위 알렉세이 포피린을 제압하는 이변을 연출하는 등 강호를 잇따라 연파하며 4강까지 진출했다. 이날 페리가 꺾은 코볼리는 올해 프랑스오픈 준우승자다. 윔블던에서 와일드카드가 남자 단식 4강에 오른 건 2001년 세계 125위였던 고란 이바니세비치(세르비아) 이후 25년 만이다. 당시 이바니세비치는 우승했다.

페리는 대회 개최지 윔블던에서 자란 토박이다. 지금도 올 잉글랜드클럽에서 5분 거리에 살고 있다. 덕분에 지인을 비롯한 영국 팬의 일방적 응원을 받는 진정한 의미의 ‘홈 어드벤티지’를 누렸다. 이날도 1세트를 따낸 뒤 관중의 기립박수를 받았고, 2세트를 따내자마자 터진 환호성은 150m 떨어진 1번 코트에서도 들릴 정도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커밀라 영국 왕비도 관중석을 찾아 페리를 응원했다.

페리의 키는 1m75㎝로 테니스 선수치곤 작은 편이다. 하지만 빠른 발, 끈질긴 수비 그리고 정신력으로 상대를 압도한다. 가장 큰 강점은 ‘테니스 지능’이다. 테니스를 병행하며 미국 명문 스탠퍼드대(과학기술학)를 졸업할 만큼 명석한 두뇌를 가졌다. 상대 플레이를 예측하고 실수를 끌어내는 등 노련한 경기 운영을 선보이며 톱랭커를 무너뜨렸다. 부모로부터 물려 받은 스포츠 관련 DNA도 성장에 한몫했다. 어머니 올리비아 페리는 1991년 프랑스오픈 출전 이력을 가진 테니스 선수 출신, 아버지 로이크 페리는 현 프랑스 프로축구 구단 FC로리앙(1부) 회장이다. 남자 단식 결승이 펼쳐지는 12일은 페리의 생일이다. 그의 별명은 ‘페리테일(Ferytale)’. 이름 페리(Fery)와 영어로 동화를 뜻하는 ‘페어리테일(Fairytale)’을 합친 말이다. 그가 이 별명처럼 정말 동화 같은 이야기를 써낼지 관심이 쏠린다.





피주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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