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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KB 오늘은 신한…대출 꽉막혀

중앙일보

2026.07.09 08:02 2026.07.09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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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적인 가계대출 규제가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9일 한 시민이 ATM 기기가 줄지어 있는 공간을 걷고 있다. [뉴시스]

추가적인 가계대출 규제가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9일 한 시민이 ATM 기기가 줄지어 있는 공간을 걷고 있다. [뉴시스]

최근 30대 직장인 A씨는 대출 고민에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 경기 하남시의 13억원 상당 아파트를 사기 위해 연초부터 세운 자금조달 계획이 흔들리고 있어서다. 그는 “은행에서 최대 6억원을 빌릴 계획이었는데, 은행이 잇따라 한도를 줄여 불안하다”며 “자칫 내 집 마련 계획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이 대출 고삐를 더 죄면서 실수요자는 비상이다. 현재 수도권·규제지역에서 15억원 이하 주택 구매 시 적용되던 최대 6억원 대출 한도마저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10일부터 모기지신용보험(MCI)·모기지신용보증(MCG) 신규 가입을 일시 중단한다. MCI와 MCG는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실행 시 함께 가입하는 보증성 보험이다. 이 보험이 없으면 소액 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 대출받을 수 있어 대출액 한도가 줄어든다. 서울 아파트는 최대 5500만원, 경기도 아파트는 4800만원 정도 한도가 축소된다. 다만 집단대출이나 대환·재약정의 경우 이번 조치에서 제외됐다.

같은 날 국민은행은 수도권과 규제지역은 물론 전국에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3억원으로 제한한다. 사실상 최대 대출 한도가 반 토막 나는 셈이다.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A씨처럼 수도권·규제지역에서 15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하려는 실수요자다. 현재 이들 지역에서는 15억원 이하 주택 구입 시 최대 6억원까지 주담대를 받을 수 있다.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최대 2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은행권에서 가계대출 문턱을 높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최근 주담대 증가세로 금융당국이 제시한 연간 관리 목표 달성에 경고등이 커지면서다. 지난달 은행권 주담대 잔액은 한 달 사이 4조3000억원 늘어 지난해 6월(+5조1000억원) 이후 1년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수도권 주택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면서 은행들의 선제 대응 필요성도 커졌다. 거래량 증가세가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주담대 실행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의 안정적인 관리 차원에서 가계여신 포트폴리오를 선제적으로 조정하고자 한도 축소 조치를 내놨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한 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일 경우 대출 수요가 다른 은행으로 쏠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중은행에선 이미 비대면 대출 접수를 제한하는 등 대출 문턱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상태다. 농협은행에선 변동형과 고정형 주담대 금리를 각각 0.2%포인트 인상했고, KB국민·우리은행은 주담대 우대금리 제공을 중단했다. 은행권 뿐이 아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한화생명, 농협생명 등 보험업권도 비대면 주담대 접수를 중단하거나 신규 취급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금융권이 일제히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계획에는 제동이 걸렸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뿐 아니라 개별 은행의 대출 한도나 접수 중단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미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면 자금 조달 계획 수정이 불가피하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출 증가세를 관리할 필요는 있지만 생애최초 주택 구매 등 실수요자가 피해를 볼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가 실수요자의 정의와 범위를 명확히 한 뒤 보완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효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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