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된 성희롱 진정 사건이 350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성희롱 진정 사건은 350건으로 2022년 171건보다 3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성희롱 진정 사건은 2010년 처음으로 200건을 넘긴 뒤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가장 많은 접수 건수를 기록했다.
인권위가 설립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접수된 성희롱 진정 사건은 모두 4372건이다. 이 가운데 3969건이 처리됐으며 권고와 합의 종결 등 권리구제가 이뤄진 사건은 858건으로 전체 처리 사건의 21.7%를 차지했다.
특히 성희롱이 인정돼 시정 조치가 권고된 사건 302건 가운데 212건(70.2%)은 상사와 부하 직원 등 직접 고용에 따른 상하 관계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자의 78.1%는 평직원이었으며 가해자는 중간관리자인 경우가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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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에 물 생겼다” “살 빼면 매력 없다”…권고 사례 공개
인권위가 최근 발간한 ‘성희롱 시정 권고 사례집’에는 직장 내 권력관계를 이용한 성희롱 사례들이 다수 담겼다.
한 병원 의사는 여성 직원의 배를 움켜잡으며 “자궁에 물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한 파출소 팀장은 팀원에게 “살 너무 빠졌는데, 살 빼면 매력 없는데 큰일 났다”고 말하는 등 신체를 평가하는 발언을 반복했다.
또 한 과장급 공무원은 피해자에게 자신의 연애 경험을 이야기하거나 자신의 방에 물을 가져다 놓으라고 사적인 지시를 했다. 피해자가 이를 따르지 않자 다른 직원들 앞에서 “진정인을 다른 부서로 보내겠다”고 말하는 등 인격권을 훼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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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피해 호소 증가…일상 회복 지원 필요”
성희롱 유형은 신체 접촉이 포함된 사례가 52.7%로 가장 많았고 언어적 성희롱은 42%를 차지했다.
성희롱이 발생한 기관은 기업 등 민간 부문이 64.2%였고 공공기관 등 공공 부문은 34.8%로 나타났다.
인권위는 “최근 성희롱 진정사건의 특징은 성희롱 피해에 더해 사건의 처리 및 회복의 전 과정에서 입는 정신·신체·경제적 피해, 집단 따돌림, 폭행 또는 폭언 등 ‘2차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이라며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