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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당] 문 병

Los Angeles

2026.07.0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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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홍 대궁들 위로  탕약 냄새 흐르고
 
약으로 쓴다고 엮은 마늘 줄기들 빨랫줄 가득하다
 
슬레이트 지붕을 들쑤시다 마당에 뒹구는 불볕.  
 
몇백원 전기세 납부고지서와 주민등록증이 들어있을  
 
서랍 앞에 모로 누워있는 그.  
 
나뭇가지 같은 손을 잡으니 벌떡 일어나  
 
초점 없는 눈빛.
 
“이남서 왔어요? 이북서 왔어요?”  
 
나락을 베러 가야… 흐려지는 음성.
 
문지방 옆에 짚불로 스러진다  

권정순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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