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인권단체 관계자들이 9일 LA다운타운 LASEC 본부 앞에서 현대차 공급망 문제 해결과 FIFA의 후원사 책임 강화를 요구하며 레드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북중미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현대자동차가 또다시 미성년자 노동 착취 논란에 휩싸였다.
노동·인권단체들은 현대차가 공급망 내 노동·인권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 후원 계약을 종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시위는 LA에서 열리는 월드컵 8강전을 하루 앞두고 진행됐다,
노동단체 ‘잡스 투 무브 아메리카(JMA)’를 비롯한 18개 노동·환경·인권단체 회원 100여명은 9일 LA 다운타운의 LA스포츠·엔터테인먼트위원회(LASEC) 본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FIFA와 LASEC에 기업 후원사의 인권 책임 강화를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FIFA 인권 책임자와 LASEC에 이 같은 내용의 공개서한을 전달했다.
집회 현장에는 ‘Hyundai’가 적힌 대형 레드카드와 옐로카드, 피켓이 등장했다. 참가자들은 “현대·기아는 우리의 요구를 듣고 가해를 멈춰라(Hyundai-Kia, hear our call. Stop the harm once and for all)”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발레리 리사라가 JMA 정책·조직 담당자는 “현대차는 미래와 혁신을 이야기하지만 그 미래에 아동 착취가 포함될 수는 없다”며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앨라배마 지역 현대차 협력업체에서 13세 아동들이 불법 고용된 사실이 연방 및 주 정부 조사에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13세 아이들은 금속공장에서 주당 60시간씩 일할 게 아니라 학교에서 배우고 뛰어놀아야 한다”며 “공급망 내 노동·인권·환경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FIFA도 후원 계약을 해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해 11월 LA 오토쇼에서도 현대차 공급망 문제를 제기하며 시위를 벌이고 공개서한을 전달한 바 있다. 〈본지 2025년 11월 24일자 A-1면〉
리사라가는 “현대차는 지금까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시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빌라샤 볼라 ‘퍼블릭 시티즌’ 자동차 공급망 캠페인 디렉터는 “현대차는 월드컵을 북중미 시장에서 이미지를 높일 기회로 활용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럴수록 공급망에서 벌어지는 노동·환경 문제를 더 널리 알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LA뿐 아니라 과달라하라와 몬테레이, 뉴욕 등 여러 지역에서도 같은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달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는 월드컵 경기 직후 시민단체들이 현대차가 월드컵 후원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세탁하려 한다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본지 6월 23일자 A-2면〉
한편 이번 집회는 올해 발표된 ‘최악의 일터’ 보고서에 이어 현대차 공급망 문제를 다시 제기한 후속 시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