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 100불에 유통 가품, 중고차 수리 후 장착 확인된 국내 사망자 최소 10명, 한인도 중상 피해 당국 "신차는 정품 장착"…사고차 전문가 점검 권고
최근에 발생했던 가짜 에어백 교통사고 사망사건에서 확인된 에어백 내부 모습. 실제 정품(왼쪽)과 달리 가짜 제품(오른쪽)에는 값싼 고무 패킹과 철재가 들어있어 사고 시 운전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CBS Texas 제공]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운전자의 생명을 지켜야 할 에어백이 오히려 치명적인 흉기가 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연방 당국은 위조 에어백 부품이 장착된 중고차 사고로 최소 10명이 숨지면서 연방정부가 단속의 고삐를 죄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을 통한 불법 유통이 계속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지난 9일 보도에 따르면 2023년 이후 미국에서 최소 10명이 위조 에어백 인플레이터(가스 발생 장치)와 관련된 사고로 목숨을 잃었고, 여러 명이 얼굴과 목 등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대표적인 피해자는 텍사스에 거주하는 한인 강의석 씨다. 그는 2023년 폭우 속에서 자신이 운전하던 셰비 말리부 차량이 미끄러져 충돌사고를 당했는데, 에어백이 펼쳐지는 순간 금속 파편이 얼굴을 관통했다. 그는 아래턱 절반과 치아 대부분을 잃었고 여러 차례 재건 수술을 받아야 했다. 조사 결과 차량에는 위조 에어백이 장착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가 된 부품은 중국 업체 지린성 디티엔누오 세이프티 테크놀로지(DTN) 제품으로 표시돼 있었지만, 회사 측은 자사 상표를 도용한 위조품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방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정상적인 에어백은 충돌 순간 가스를 발생시켜 에어백을 부풀리지만, 위조 인플레이터는 내부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폭발하면서 금속 파편을 운전자와 탑승자에게 쏟아낸다. 이 파편이 얼굴과 목, 가슴 등을 관통해 치명상을 입히는 것이다.
이번 사태는 2010년대 전 세계 자동차 업계를 뒤흔든 일본 다카타(Takata) 에어백 리콜 사태를 떠올리게 하지만, 당시에는 제조 결함으로 신차까지 대규모 리콜이 이뤄졌고 이번에는 대부분 사고 차량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싼값의 위조 부품이 장착된 경우다.
NHTSA는 현재까지 자동차 제조사가 생산한 신차에서 위조 에어백이 발견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대부분 보험 처리나 사고 수리 과정에서 값싼 비정품 부품이 사용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품 에어백 모듈은 차종에 따라 1000달러 이상이지만, 위조품은 온라인에서 100달러 안팎에 거래된다. 일부 정비업체가 비용 절감을 위해 출처가 불분명한 부품을 사용하거나 위조품인 줄 모르고 구매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위조품들은 이베이와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손쉽게 유통되면서 단속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올해 초 DTN 표시가 있는 에어백 인플레이터의 수입과 판매를 금지했지만, 위조 부품은 다른 화물 속에 숨겨져 밀반입되거나 온라인을 통해 거래되는 경우가 많아 어느 차량에 장착됐는지 추적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중고차 구매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차량의 고유식별번호(VIN)를 이용해 카팩스(Carfax) 등에서 사고 이력과 에어백 교체 기록을 확인하고, 사고 수리 이력이 있는 차량은 제조사 서비스센터나 인증 정비업체에서 정품 부품 사용 여부를 점검받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다만 운전자가 직접 에어백을 분해하거나 확인하는 것은 위험하다. NHTSA는 에어백은 작은 충격에도 갑자기 터질 수 있어 심각한 부상을 입을 수 있다며 반드시 전문가의 점검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자동차 안전 전문가들은 “중고차는 가격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안전장치까지 확인해야 한다”며 “사고 이력이 있는 차량이라면 에어백 교체 기록과 정품 사용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생명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