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정현(38)씨는 요즘 음료수 하나를 고를 때도 건강을 먼저 생각한다. 그는 “날이 더워 마실 것을 자주 찾게 되는데 예전엔 맛만 따졌다면, 이젠 몸에 좋은 성분이 있어야 손이 간다”고 했다.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음료 소비의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음료 한 잔도 맛과 즐거움보다 건강을 우선해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모습이다.
한 소비자가 편의점에서 단백질 음료를 고르고 있다. 사진 GS25
10일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단백질 음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8% 증가했다. 매출 규모도 처음으로 편의점 대표 상품인 바나나우유를 3.7% 앞질렀다.
단백질 음료 매출은 초코우유와 딸기우유보다 각각 44.6%, 158%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고강도 운동을 즐기는 남성들이 주로 찾던 단백질 음료의 소비층이 남녀노소로 넓어졌단 의미”라며 “헬시 플레저 트렌드와 함께 맛을 개선한 제품이 많이 출시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단백질 식품 시장은 2023년 4500억원에서 올해 8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단백질 식품 중에서도 단백질 음료는 전체 음료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품목으로 꼽힌다. 과거엔 기능성 음료란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엔 아침 식사 대용이나 간편한 단백질 보충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업계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GS25는 현재 단백질 음료 50여 종을 판매하고 있으며, CU도 관련 상품군을 계속 늘려가는 중이다. 매일유업·남양유업·일동후디스·빙그레·롯데칠성음료·대상웰라이프 등은 동·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편의점 매대에 진열된 단백질 음료들. 사진 GS25
특히 유업계에선 단백질 음료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흰 우유 소비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당 흰 우유 소비량은 22.9㎏으로, 전년(25.3㎏)보다 9.5% 감소했다. 여기에 미국산과 유럽연합(EU)산 우유의 관세 철폐로 수입 우유와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주류 소비도 건강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논알코올 주류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11.4%에서 올 상반기 25.4%로 껑충 뛰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국내 무·논알코올 맥주 시장이 지난해 704억원에서 2027년 946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하나의 소비 기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업계에서도 이에 맞춰 변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