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밀턴고등학교의 라이언 정(한국명 정한서·17·사진)이 전국 1위 키커 타이틀로 대학 풋볼 최상위 리그(FBS)에 속한 미시간 대학교에 입학한다. 축구선수에서 리시버(패스받는 공격수)로, 다시 키커(필드골, 보너스킥 등을 차는 역할)로 바꿀수록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실력을 발휘했다. 목표는 한국 국적으로 최초의 NFL 선수가 된 구영회의 길을 걷는 것이다.
대학 미식축구팀 미시간 울버린스는 지난달 20일 2028학년도 입학 예정자 중 처음으로 라이언 정을 영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학이 전액 장학금으로 전국 1위 키커의 입학을 성공시키면서 지역매체와 풋볼 전문지가 일제히 그의 거취를 보도했다. 9일 만난 정 군은 “어릴 때부터 미시간의 팬이었다”며 “미시간은 두터운 팬층과 전국 최대 규모의 경기장을 보유하고 있고 최초 통산 1000승을 달성한 대학 팀이기도 하다. 최근 15년간 NFL 주전 키커를 다수 배출한 점도 믿음이 갔다”고 했다.
그는 12세 때 캘리포니아주로 이민을 왔다. 축구 선수를 꿈꿨지만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미식축구로 진로를 틀었다. 8학년 때 축구를 그만두고 그 경험을 살려 키커를 시작했다. 단 한 번 결정적인 필드골을 책임져야 하는 키커 역할에 대한 부담감을 덜 느끼는 대담한 성격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테네시, 플로리다로 옮겨다니며 전문적 훈련을 받았다. 그는 “7학년 때 10, 11학년 형들을 실력으로 이기면서 처음 재능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잘하니까 더 열심히 하고 싶어져서 웨이트 트레이닝에 힘을 쏟았다. 공을 차는 순간 엄청난 폭발력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 습득 만큼이나 탄탄한 근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NFL에서 아시아인은 이방인 취급을 받는다. 그는 “언어, 문화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실력을 인정받기 전까지 다른 선수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진 못했던 것 같다”며 “다만 비슷한 나이에 이민 와 성공한 구영회 선수의 스토리를 보면서 힘을 얻었고, 지금은 흔치 않은 아시아계 선수라 오히려 더 주목받을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아버지 제이든 정 씨는 “미식축구 종목 자체가 한국에는 낯설고 또 아시안 선수층도 얇다 보니 정보가 많이 없어 부모가 도와주기에 한계가 있었다”며 “그럼에도 이제는 다 같이 둘러앉아 풋볼 경기를 보는 시간이 가족을 하나로 모으는 귀중한 일상이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