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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제왕’ 피자의 역설…우버이츠·도어대시가 바꾼 식탁

중앙일보

2026.07.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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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매사추세츠주 타운턴의 한 피자헛 매장. AP=연합뉴스

미국 매사추세츠주 타운턴의 한 피자헛 매장. AP=연합뉴스

도미노피자, 피자헛, 파파존스….

하얀 도우(밀가루 반죽)에 울긋불긋 토핑만 얹으면 취향 따라 다양한 맛을 낼 수 있는 마법. 한때 글로벌 외식 시장을 주름잡았던 피자의 위상이 흔들린다. 피자를 위기로 내몬 건 역설적으로 피자가 개척한 ‘배달 시장’이란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피자 체인의 매출 증가율이 수년째 미국 패스트푸드 업계 평균을 밑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노믹에 따르면 미국 외식 시장에서 피자와 햄버거·치킨·타코 등 10개 카테고리 가운데 피자만 유일하게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0.3% 줄었다. 전체 매출에서 피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4년 기준 6위에 그쳤다. 1990년대 햄버거에 이어 2위였던 데서 격세지감이다.

글로벌 외식 기업 얌브랜드는 지난달 16일(현지시간) 피자헛을 사모펀드 롱레인지 캐피털에 15억 달러(약 2조3000억원)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피자 사업은 얌브랜드 계열사 얌차이나에 12억 달러(약 1조8000억원)에 넘기기로 했다.

피자헛은 1958년 설립된 글로벌 브랜드다. 1977년 펩시코가 인수한 뒤 세계 최대 피자 체인으로 성장했다. 수십 년간 글로벌 피자 매출 1위 자리를 지키며 ‘피자의 맥도날드’로 불렸다. 하지만 업계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고 2017년 도미노피자에 왕좌를 내줬다. 최근 실적 부진에 시달리다 결국 매각으로 이어졌다.

미국 4위 규모 피자 체인 파파존스도 올해 1분기 북미에서 44개 매장을 줄였다. 2027년까지 북미 매장 300곳을 정리할 계획이다.
영국 런던에서 자전거를 탄 딜리버루 기사가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영국 런던에서 자전거를 탄 딜리버루 기사가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웰빙(well being)’을 선호하는 추세와 위고비·마운자로를 비롯한 비만 치료제의 확산으로 피자 선호도가 떨어진 측면도 있다. 하지만 그건 패스트푸드 업계 대부분이 맞닥뜨린 위기다. 무엇보다 우버이츠·도어대시 등 배달 플랫폼이 확산하며 치킨·햄버거·타코·샐러드·포케 등 경쟁자가 배달 시장에 쉽게 뛰어들 수 있었던 게 직격탄이었다.

WSJ은 “피자는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하고 싶은 사람에게 인기 있는 테이크아웃 음식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덕분에 미국인은 더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손쉽게 주문할 수 있게 됐다”고 짚었다. 유독 배달에 강했던 점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한 셈이다.



김기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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