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장례식에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남성(가운데). 사진 이란 국영 방송 캡처
이란 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장례식에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남성이 등장해 그의 정체를 둘러싼 추측이 확산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하메네이의 가족과 측근들만 참석한 비공개 장례 의식에서 검은 야구모자와 얼굴 대부분을 가린 마스크를 착용한 남성이 핵심 참석자들 사이에 선 모습이 국영 방송 화면에 잡혔다.
현지에선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남성을 두고 새 최고 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변장한 모습이 아니냐는 짐작이 나왔다. 소셜미디어에도 이 남성의 체격과 안경 등 차림새를 모즈타바와 비교하는 게시물이 잇따랐다.
모즈타바는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부친이 사망한 뒤 최고 지도자가 됐지만 4개월 동안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란 최고 지도자는 군 통수권과 외교·안보 분야의 최종 결정권자임에도 모즈타바는 전쟁 도중에 서면 성명 외에는 육성 연설이나 공개 행보를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그가 미국의 공습 과정에서 중상을 당했거나 사망했다는 설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모즈타바의 장기간 잠행이 장례식에서 얼굴을 가린 남성에 대한 추측을 키운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대의 이란 전문가 알리 안사리는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최고지도자는 국민이 실제로 어떤 판단을 하고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이 때문에 각종 추측과 음모론이 확산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모즈타바가 이처럼 계속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경우 최고지도자로서 권위를 확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중동 싱크탱크 아랍걸프국가연구소의 알리 알포네는 “최고지도자로서 조직과 권한은 물려받았지만 부친처럼 권위와 통제력을 확립하는 데는 최소 4~8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