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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부촌 다 제친 '장수 도시 리치먼드' 비결일까 착시일까

Vancouver

2026.07.1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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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수명 89.4세 압도적 1위 기록, 소득 수준 앞선 타 도시 제쳐
취약계층 인근 도시 이주로 인한 수치 착시 현상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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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치먼드 시민들의 평균 기대수명이 89.4세를 기록하며 BC주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90세에 육박하는 기대수명을 기록한 가운데 도시별 수명 격차도 뚜렷하게 확인됐다.
 
리치먼드 시민들의 평균 기대수명은 밴쿠버 웨스트사이드(88.1세), 밴쿠버 사우스(87.6세), 웨스트 밴쿠버·보웬 아일랜드(87.5세) 주민들보다도 높았다. 특히 리치먼드의 중간 가구소득은 2020년 기준 7만9,000달러로 BC주 평균인 8만5,000달러는 물론 밴쿠버와 써리, 델타보다도 낮았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특히 소득 수준이 기대수명을 좌우한다는 통념과 다른 결과여서 관심을 끈다.
 
철저한 다문화 존중과 ‘천국으로의 고속도로’
 
리치먼드가 장수 도시로 꼽히는 이유로는 지역사회 분위기와 공동체 문화가 자주 거론된다. 리치먼드는 중국계를 비롯해 남아시아계와 필리핀계 등 다양한 문화권의 주민이 함께 살아가는 대표적인 다문화 도시다. 서로 다른 문화를 존중하고 조화를 이루는 생활 환경이 지역의 강점으로 꼽힌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소가 No. 5 로드에 있는 ‘천국으로의 고속도로(Highway to Heaven)’ 구역이다. 약 2㎞ 구간에 불교 사찰과 이슬람 사원, 기독교 교회 등 25개의 종교 시설이 나란히 들어서 있다. 다양한 종교가 한곳에서 공존하는 이 지역의 모습은 리치먼드의 다문화 공동체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평가받고 있다.
 
철저한 고립 방지 및 자원봉사와 소모임의 힘
 
노년층의 고립을 막는 지역사회 지원망도 장수의 배경으로 꼽힌다. 리치먼드 케어스, 리치먼드 기브스 등 비영리단체에서는 시니어 자원봉사자들이 또래 주민의 장보기와 세금 신고, 산책, 병원 방문 등을 돕고 말벗 역할도 맡는다. 태극권과 피클볼, 야외 영어 회화 모임인 '모자를 쓴 사람들'처럼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소모임도 활발하다. 노인들은 이런 활동을 통해 은퇴 후에도 이웃과 꾸준히 교류하며 사회적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 신선한 지역 먹거리
 
리치먼드의 지리적 여건도 장수 요인으로 꼽힌다. 도시 대부분이 평지로 이뤄져 있어 노년층이 걷거나 휠체어와 보행 보조기구를 이용하기 편하다. 제방 산책로와 공원도 잘 갖춰져 있으며, 지난해에는 비영리단체 파티시팩션이 선정한 '캐나다에서 가장 활동적인 공동체'에 이름을 올렸다. 시는 저소득층도 요가와 댄스 등 다양한 시니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신선한 먹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비옥한 농지에서 생산된 채소와 과일, 지역 어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수산물이 풍부해 시민들이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매주 열리는 파머스 마켓에서는 지역 농가가 재배한 채소와 베리류를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다만 높은 기대수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리치먼드에는 취약계층과 홈리스를 위한 사회복지 서비스와 약물 오남용 지원 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이 관련 시설이 많은 밴쿠버 다운타운 이스트사이드 등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리치먼드의 평균 기대수명이 통계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다.
 
 

밴쿠버 중앙일보=이주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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