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부터 12일까지 중국을 공식 방문한 박태성 북한 총리가 중국 서열 1·2·3·5위인 시진핑(사진 왼쪽 위) 국가주석, 리창(오른쪽 위) 국무원 총리, 자오러지(왼쪽 아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차이치(오른쪽 아래)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판공청 주임과 연쇄 회견을 갖고 양국 전략적 협력을 논의했다고 양국 관영매체가 보도했다. 신화통신·노동신문=연합뉴스·뉴스1
북·중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조약(북·중 우호조약) 체결 65주년을 맞아 중국을 방문한 박태성 북한 총리가 중국의 권력 서열 1·2·3·5위와 연쇄 회담한 데 이어 11일 톈진시를 방문했다. 박 총리는 전날 리창(李强) 중국 총리와 회담을 갖고 “중국과 경제무역·과학기술·인문교류를 확대하고 국제적 협조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회담에서 리 총리는 “중국은 중·북우호협력 상호원조조약(우호조약)의 정신을 계속 견지하여, 고위층 왕래를 긴밀히 하고, 정치적 상호신뢰와 실용적 협력을 확대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또 “국제정세가 심각하고 복잡한 변화를 겪고 있는 요즘, 중국과 북한은 전략적 협조와 협력을 강화해 자신의 정당한 권익과 국제 공평 정의를 함께 수호해야 한다”며 향후 국제 이슈에서 일치된 행동을 예고했다.
중국은 박 총리의 2박 3일 일정 동안 높은 수준의 의전으로 환대했다. 첫날인 10일 부총리급인 왕둥펑 전국정협 부주석과 아시아 담당 화춘잉 외교부 부부장(차관)의 공항 영접을 받았다. 이어 시진핑 국가주석과 서열 3위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각각 회담했다. 오후에는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북·중 우호조약 체결 65주년 기념 리셉션을 베풀었고, 이 자리에 서열 5위 차이치 정치국 상무위원 겸 당 중앙판공청 주임이 참석했다. 이튿날에는 서열 2위인 리창 국무원 총리와 의장대를 사열하는 공식 환영식에 이어 총리 회담과 연회를 개최하는 등 환대를 이어갔다.
박 총리 일행은 11일 톈진을 방문해 천민얼 정치국위원 겸 톈진시 당서기와 장궁 톈진 시장과 회담했다. 회담에서 양측은 경제무역·교육·문화 등 영역에서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고 천진일보가 12일 보도했다.
양국 정상은 11일 조약 체결 65주년을 기념하는 축전을 교환하며 전략적 밀착을 대외에 과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조·중(북·중) 친선협조관계는 오늘 새로운 전략적 높이에서 승화 발전되고 있다”면서 “복잡다단한 국제정세 속에서 두 나라의 주권과 안전, 발전이익을 굳건히 고수하고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데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김정은 체제 보장을 포함한 세 가지 변하지 않음(不變)을 강조했다. 즉 “국제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전통적인 중·북 친선을 매우 중시하는 중국 당과 정부의 확고한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이고, 김정은 총비서가 영도하는 북한의 사회주의 사업에 대한 확고한 지지는 변하지 않을 것이며, 중·북 쌍방의 공동의 이익과 훌륭한 전략적 환경을 수호하려는 확고한 결심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이른바 세 가지 변하지 않음은 지난 6월 8~9일 시 주석이 평양 방북 당시 처음 제시한 지침이다.
북·중의 전략적 밀착에는 일본을 앞세운 미국의 중국 견제를 겨냥하려는 의도가 깔렸다고 전문가는 지적했다. 주재우 경희대 교수는 “2011년 7월 조약 체결 50주년 당시 장더장 당시 부총리를 단장으로 한 중국 대표단과 양형섭 북한 최고인민회의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북한 대표단이 평양과 베이징을 교차 방문했던 것과 비교해 65주년을 더 높은 수준으로 기념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미국이 일본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군사협력을 강화하자 중국이 북한 카드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15년 만에 이뤄진 북한 총리의 단독 방중에 따라 양국 협력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지난 2011년 9월 최영림 북한 내각 총리는 중국을 방문해 당시 서열 1·3·4위인 후진타오 국가주석, 원자바오 총리, 자칭린 전국정협 주석과 각각 회담을 가진 바 있다. 당시 최 총리는 회담에서 “북한은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견지하고,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를 주장한다”고 밝혔다고 중국 관영 매체는 전했다. 하지만 박 총리의 이번 방중 기간 북핵과 비핵화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