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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대 폭격기’ 고지우, 또 강원도에서 웃었다

중앙일보

2026.07.12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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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우가 12일 끝난 KLPGA 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사진 KLPGA

고지우가 12일 끝난 KLPGA 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사진 KLPGA

이 정도면 가히 ‘고지대 폭격기’라고 부를 만하다. 고지우(24)가 또 한 번 강원도 고원 코스에서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고지우는 12일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 골프장에서 끝난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없이 보기만 2개를 적었다. 타수는 잃었지만, 전날까지 벌려놓은 8타의 격차를 지켜 합계 22언더파 270타로 우승 상금 1억8000만원을 수확했다. 이날 나란히 4타를 줄인 박혜준과 성유진은 17언더파로 공동 준우승을 기록했다.

평소 많은 버디를 잡아 ‘버디 폭격기’라는 별명을 지닌 고지우는 독특한 우승 이력의 소유자다. 2023년 맥콜·모나 용평 오픈에서 마수걸이 우승을 차지했고, 이듬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을 제패했다. 지난해 다시 맥콜·모나 용평 오픈 정상을 밟았고, 이번 대회에서 챔피언 타이틀을 탈환했다. 4년 사이 두 대회를 ‘퐁당퐁당’ 거치며 우승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들 대회는 강원도의 고지대 코스를 배경으로 둔다. 맥콜·모나 용평 오픈은 해발고도 700m 이상의 평창의 버치힐 골프장에서,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은 해발고도 1000m가 넘는 하이원 골프장에서 펼쳐진다.

전날 이글 1개와 버디 8개, 보기 1개를 몰아치며 사실상 우승을 점찍은 고지우는 “나도 이유를 모르겠다. 강원도와 연도 없는데 늘 이렇게 결과가 좋다”고 웃었다. 본인도 신기할 따름인 고지대 코스에서의 연이은 우승. 올해 선전 이유는 어느 정도 분석이 가능하다. 이번 대회는 많은 장맛비가 내려 그린 스피드가 대폭 떨어졌다. 나흘간 2.6에서 3.0 사이의 다소 느린 그린 스피드를 유지했다. 공을 탁탁 받아주는 그린이 고지우의 공격적 성향과 맞아떨어져 압도적 스코어가 나왔다.

다만 마지막 날 플레이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고지우는 1번 홀(파4)에서 2m짜리의 짧은 버디 퍼트를 놓쳤다. 이 여파로 2번 홀(파4)에서 더 짧은 파 퍼트를 넣지 못했다. 파5 4번 홀 보기까지 더해져 2타를 잃은 고지우. 그러나 8타의 리드는 쉽게 뒤집어지지 않았다. 김민주와 서어진, 성유진, 박혜준 등이 차례로 추격했지만, 5타 안쪽으로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고지우는 “최근 몇 주 동안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서 힘들었다. 좋은 기억이 있는 이곳으로 와서도 걱정이 컸다. 그런데 마음을 내려놓고 경기한 점이 우승으로 이어졌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어제 그렇게 잘 되던 골프가 오늘은 이렇게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오늘 경기를 하면서 ‘인생이 이렇구나, 골프가 이렇게 힘들구나’라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서 컷 탈락했지만, 마지막 날 갤러리로 나서며 언니를 응원한 동생 고지원은 “휴식도 반납하고 오늘 18홀을 모두 돌았다. 언니가 4승째를 기록한 만큼 나도 빨리 우승을 추가해 4승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고 웃었다.

정선=고봉준 기자



고봉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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