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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사러 갔다 위험해질 수도”…유니클로 문 닫게 한 살인 폭염

중앙일보

2026.07.12 08:15 2026.07.1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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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의 유니클로 매장. AFP=연합뉴스

일본 도쿄의 유니클로 매장. AFP=연합뉴스


유럽 전역을 덮친 기록적인 폭염으로 글로벌 패션 브랜드가 매장문을 일시적으로 닫는 등 소매·유통업계의 매장 운영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글로벌 SPA 브랜드 유니클로 모기업 패스트리테일링은 최근 유럽을 강타한 폭염으로 인해 매장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고 밝혔다.

오카자키 타케시 패스트리테일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분기 실적 발표에서 “유럽 도시들의 냉방 시스템은 최근 발생한 폭염을 고려해 설계되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일부 매장 내부가 일시적으로 극도로 위험한 상황에 직면해 영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니클로는 지난달 말 유럽 일부 지역 매장의 영업시간을 단축하거나 일시 폐쇄했다. 기록적인 무더위에 소비자들이 외출을 극도로 자제하고 집에 머물면서 여름철 린넨 셔츠와 반바지 등의 매출 특수를 기대했던 회사의 예상보다 판매 성장이 둔화됐다는 설명이다. 오카자키는 “평소 같았으면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폭염의 피해는 유니클로뿐만이 아니다. 영국의 베이커리 체인 ‘그렉스’는 무더위 여파로 현지 매장 11곳을 이틀간 전면 폐쇄했다.

영국의 대표적인 유통기업 ‘막스앤스펜서’ 역시 일부 매장의 냉장 시스템이 고온으로 고장 나는 사태를 겪었다. 이에 따라 향후 최고기온이 섭씨 45도까지 치솟을 경우를 대비한 계획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클로의 경쟁사인 H&M 또한 고온 현상이 장기화되는 기후 트렌드를 반영해 여름 의류 라인업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런데도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유럽의 기후 변화가 유니클로에는 또 다른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니클로는 본래 일본 특유의 고온다습한 여름 기후를 견디기 위해 얇고 통기성이 뛰어난 기능성 의류 개발에 집중해 왔는데,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고온 현상이 심화되는 유럽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러한 기능성 의류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파른 성장세는 실적으로도 증명됐다. 패스트리테일링의 최근 분기(5월 말 기준)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1% 급증한 1467억엔(약 1조3640억원)을 기록했다.

만약 패스트리테일링이 올해 연간 매출 전망치인 3조9700억엔을 달성하게 된다면, 글로벌 패션 강자인 자라(Zara)의 모기업 인디텍스에 이어 전 세계 패션 브랜드 업계 2위 자리에 올라서게 된다.

글로벌 시장의 화려한 성적표와 달리, 유니클로는 안방인 일본 시장에서는 다소 고전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 6월 예기치 않게 서늘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유니클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여기에 기록적인 엔화 약세(엔저) 여파로 인해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던 점이 현지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위축시킨 원인으로 지목됐다.

기후 리스크가 일시적인 현상을 넘어서게 되자 유니클로는 대대적인 공급망 및 매장 시스템 재정비에 착수했다.

오카자키는 “폭염 등 기후 위기로 인해 매장이 일시 폐쇄되더라도 신속하게 영업을 재개할 수 있는 물류 체계와 대응 시스템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유럽 전역 매장의 냉방 인프라를 전면 점검하는 한편, 폭염 속에서도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는 고기능성 의류 라인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현예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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