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반이 훌쩍 지나가고 7월이 시작됐다. 은방울꽃과 장미꽃과 더불어 오뉴월도 우리를 떠나가고 말았다. 올해 7월은 7월의 꽃 수련(睡蓮)처럼 아름다울까?
역사적으로 미국에서는 7월 초하루에 전쟁이 두 차례나 일어났다. 1863년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남북전쟁의 최후 결전이 된 게티즈버그 전투가 벌어졌고, 1898년에는 미국이 쿠바에서 벌인 스페인과의 전쟁에서 샌 후안 힐을 점령했다.
7월에는 미국 바깥에서도 전쟁이 있었다. 1914년 7월 28일에는 오스트리아와 헝가리가세르비아에 선전포고함으로써 세계 1차 대전이 벌어졌고, 1937년 7월 7일에는 중국군과 일본군이 충돌했다.
하지만 미국 역사에서 7월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1776년 7월4일 연방 의회에서 존 핸콕이 독립선언서(the Declaration of Independence)에 서명함으로써 미국독립기념일 (Independence Day)이 된 것이다.
한자 사자성어에 용양호박(龍攘虎搏)이라는 말이 있다. 힘센 두 사람이나 두 세력이 맹렬히 싸운다는 뜻인데 이 말을 적용할 수 있는 큰 사건이 7월에 터졌다. 1945년 7월 16일 뉴멕시코주 ‘알라모골도’에서 몇몇 과학자들이 원자폭탄을 실험한 것이다. 그 뒤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 이어 8월 9일에는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짐으로써 마침내 세계 2차대전이 끝났다.
한국에는 ‘칠월 장마는 꾸어서 해도 한다(칠월에는 으례 장마가 있기 마련이다)’거나 ‘칠팔월 은어 끓듯 한다(수입이 줄어서 살기 힘들다)’는 속담도 있다.
7이라는 숫자가 들어간 훌륭한 격언이나 어휘도 제법 있는데 긍정적인 말과 부정적인 것이 잘 섞여 있어서 꽤 재미있다. 7자가 겹친 낱말 ‘칠종칠금 (七縱七擒)’ 은 마음대로 잡았다가
놓아 주었다 하는 비상한 재주를 일컫는 어휘고, 사업이 계속 실패하거나 잇따른 불운으로 갈피를 못 잡는 마음을 일컫는 낱말을 ‘칠령팔락 (七零八落)’ 이라 한다.
7자가 들어간 쉽고도 재미있는 낱말도 적지 않다. ‘칠뜨기’는 칠삭둥이의 속된 말이고, 새색시가 쓰는 족두리를 ‘칠보 (七寶) 족두리’라고 한다. 담근 뒤 이레 만에 마시는 술은 ‘7일주(七日酒)’,
아이가 태어난 지49일째 되는 날을 ‘칠칠일(七七日)’이라고 한다.
7월에는 많은 역사적 사건들도 있었는데 그중 세 가지 큰 사건만 소개한다. 먼저 프랑스에서 일어난 바스티유 폭동이다. 1789년 7월 14일 바스티유 광장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프랑스 혁명의 도화선이 됐다. 이로 인해 프랑스의 왕정 체제가 무너졌으며, 프랑스인이 남긴 최고의 업적으로 길이 남게 되었다.
또한 1969년 7월 20일은 미국의 우주 비행사 닐 올던 암스트롱이 세계 최초로 달 표면에 착륙한 날이다.
한국에서도 7월에 큰 정치적 사건이 있었다. 군사정권 때 벌어졌던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 사건이다. 군사정권은 1980년 7월 체포된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그 후 미국의 도움으로 형 집행이 정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