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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800조원대 지출에 미래대응기금까지…돈 너무 풀린다

중앙일보

2026.07.13 08:22 2026.07.1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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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내년 예산의 세 가지 원칙으로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해 미래·청년·지방·교육 등에 집중 투자하고 ▶반도체·피지컬 인공지능(AI)·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기업 시간표대로 이뤄지도록 집중 지원하며 ▶‘모두의 성장’을 통해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했다.

내년 정부 예산의 총지출은 올해보다 10% 이상 증가한 800조원대의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 본예산 증가율(8.1%)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여기에 더해 장기 추세를 초과하는 대규모 세수 증가분은 미래대응기금으로 적립된다. 내년 국세 수입이 당초 전망인 412조원을 훌쩍 넘는 500조원+α라는 사상 최대 세수가 예상되는 만큼, 미래대응기금도 100조원에 육박하는 규모가 될 것 같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2026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각 부처의 발표를 듣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2026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각 부처의 발표를 듣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반도체 특수가 가져온 추가 세수를 현금 살포에 쓰지 않고 미래 대응을 위한 마중물로 쓰겠다는 구상은 원론적으로 다행스러운 대목이다. 하지만 아무리 반도체 세수가 쏟아져 들어오는 상황을 상정했다고 하더라도 재정이 천문학적으로 풀리는 것에 대해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 이미 6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보다 3.2% 상승하는 등 국민의 인플레이션 고통이 현실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정 지출이 늘어나면 물가는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렇게 시장에 풀린 돈은 결국 부동산 가격을 밀어올리기 마련이다. 이미 이재명 정부 임기 내에 지방 균형발전을 위한 대기업들의 천문학적 투자가 발표됐고,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가 곧 본격적으로 운용되며,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 중인 경상흑자 관리도 해야 한다. 안 그래도 돈이 많이 풀리는데 정부까지 재정을 적극적으로 푸는 형국이니 돈이 너무 넘쳐나는 것은 아닌지 아무리 경계해도 지나치지 않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적극 투자론부터 재정 안전판이 필요하다는 신중론 등 모든 목소리를 담아 미래대응기금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후세나 다음 정부가 쓸 수 있는 재정 여력을 충분히 남겨두는 것도 그 자체로 훌륭한 미래 대비 전략이란 인식을 분명히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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