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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트렌드] 월드컵에서 느낀 사명

Los Angeles

2026.07.1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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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월드컵 중계를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더 많은 나라가 출전하다 보니 평소에는 지도에서조차 찾기 힘들었던 낯선 이름의 조그만 나라들을 수없이 마주하게 된다. 경제적으로 빈곤하거나 오랜 내전으로 상처 입은 작은 나라일지라도 자국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초록빛 그라운드를 누빌 때, 관중석을 가득 메운 그 나라 국민들의 눈빛은 세상을 다 얻은 듯한 애국심과 열정으로 불타오른다. 공 하나에 울고 웃으며 자신들의 존재를 세계에 외치는 그 간절한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그 치열한 축제의 장에서 한 걸음 물러나 우리 대한민국을 바라본다. 가난과 전쟁의 폐허 속에서 이름도 없이 잊힐 뻔했던 변방의 작은 나라가 이제는 세계인들이 열광하는 문화와 경제의 중심이자 월드컵 본선 무대의 단골손님으로 당당히 자리 잡았다. 전 세계가 K-팝과 K-푸드에 환호하고, 한국이라는 브랜드 자체를 동경하는 시대다.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이 놀라운 위상과 번영은 결코 우연이거나 우리만의 우수함 때문이 아니다. 한 세기 전 이 척박한 땅에 찾아와 피와 땀을 흘렸던 수많은 선교사의 눈물, 그리고 보이지 않는 손으로 이 민족을 이끄신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이자 축복이다.
 
특히 태평양을 건너와 이 땅에 뿌리를 내린 우리 미주 한인들에게는 남다른 축복이 하나 더 주어졌다. 바로 ‘미국 시민권자’인 동시에 ‘한국인’이라는 이중의 정체성이다. 세계 최강국의 시민으로서 누리는 기회와 권리, 그리고 전 세계가 동경하는 매력적인 문화 대국인 대한민국의 혈통을 동시에 가졌다는 것은 이 시대에 대단한 특권이자 은혜가 아닐 수 없다. 척박한 이민 땅에서 교회를 중심으로 눈물로 기도하며 삶을 일구어 낸 끝에 이 두 가지 위상을 모두 품게 된 우리는 우리가 받은 복이 얼마나 과분하고 거대한 것인지를 가장 잘 아는 증인들이다.
 
성경은 우리에게 분명히 가르친다. 축복은 소유하라고 주신 것이 아니라 흘려보내라고 주신 것이라고 말이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시며 “너는 복의 근원이 될지라”고 하신 것은 그 복이 주변의 모든 민족과 열방으로 흘러가게 하라는 ‘사명의 명령’이었다.
 
미국 시민권자이자 한국인이라는 축복은 우리에게 안위만을 위해 살라는 뜻이 아니라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라는 하나님의 섭리다. 이제 우리는 이 넘치는 축복을 안으로만 가두어 두어서는 안 된다. 월드컵 무대에서 처음 이름을 접했던 소외된 국가들, 여전히 빈곤과 절망 속에서 신음하는 다른 인종과 민족들을 향해 시선을 돌려야 한다. 세계 최고의 시민권과 세계 최고의 문화적 역량을 무기 삼아 소외된 자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그들에게 복음의 사랑과 은혜를 아낌없이 베푸는 것이 이 시대 우리 한국인에게 주어진 진정한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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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찬 / J&B푸드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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