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를 비롯한 전국에서 극심한 설사를 유발하는 기생충 질환이 농산물을 통해 급격히 확산하고 있어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가주공공보건국(CDPH)에 따르면 올 1월 이후 가주에서 보고된 기생충 감염 질환인 ‘사이클로스포리아증(Cyclosporiasis)’ 확진 사례는 총 41건이다. 이 가운데 본격적인 여름철 접어든 5월 이후 발생한 사례만 4건으로 집계됐다.
확산세는 가주를 넘어 전역으로 이어지고 있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5월 이후 31개 주에서 총 843건(7월 10일 기준)의 확진 사례가 보고됐으며,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정밀 분석 중인 의심 대상도 1500건 이상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장 질환을 일으키는 사이클로스포리아증은 미세 기생충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할 때 감염된다. 특히 여름철 소비가 많은 라즈베리 등 과일류를 비롯해 고수·바질·완두콩·혼합 샐러드용 야채 등 다양한 신선 농산물에서 감염 경로가 지속적으로확인된다.
소비자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라크라센타의 강선희(56)씨는 “깨끗이 씻어 먹으면 된다지만 혹시라도 기생충이 남아 있을까 봐 불안하다”며 “가족들이 매일 먹는 식재료라 신경이 쓰이면서도 아예 안 먹을 수도 없어 걱정스럽다”고 했다. 마트에서 장을 보던 수잔 허(47)씨 역시 “아이들이 과일을 좋아해 자주 구매하는데 요즘은 고를 때마다 조심스럽다”며 “당분간은 평소보다 훨씬 더 꼼꼼하게 세척하고 야채는 가급적 삶아서 조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사이클로스포리아증의 잠복기는 보통 2일에서 2주 사이다. 주요 증상으로는 물설사와 식욕 부진, 급격한 체중 감소, 복통, 메스꺼움, 구토 등이다. 한 감염자는 지난 12일 인터뷰에서 “극심한 복통에 음식을 전혀 넘기지 못했고, 불과 일주일 만에 체중이 10파운드 빠졌다”고 전했다.
이영직 내과전문의는 “사이클로스포리아증은 기생충에 의한 장 질환이기 때문에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며 “항생제 치료로 대부분 일주일 안에 완치가 가능하므로 조기에 진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한편 보건당국은 과일과 채소를 다루기 전후 반드시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고, 조리하거나 섭취하기 전 흐르는 물에 충분히 세척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멜론이나 오이처럼 표면이 단단한 농산물은 전용 솔로 문질러 씻고 손상되거나 멍든 부위는 도려내야 하며, 자르거나 껍질을 벗긴 농산물은 균 번식을 막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냉장 보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