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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무차별 단속 논란…美서 ICE 요원 연루 총격 사망 사건 또 발생

중앙일보

2026.07.13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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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연루된 총격 사건 관련 차량들이 13일(현지시간) 미국 메인주 비디퍼드 현장에서 견인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연루된 총격 사건 관련 차량들이 13일(현지시간) 미국 메인주 비디퍼드 현장에서 견인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이민자를 총격 사살한 사건이 일주일 새 두 차례나 발생하며 과잉 진압 논란이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메인주의 해안가 소도시 비디퍼드에서 ICE 추방 전담(ERO) 요원이 차에 타고 있던 콜롬비아 국적의 26세 남성을 총격 사살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이날 X(옛 트위터)에서 초기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토안보부는 “ICE는 최종 추방명령을 받은 이민자를 대상으로 감시작전 중이었다”며 “ICE가 남성의 차량을 정지시키려 했으나 차량이 현장을 벗어나려 했고, 공공 안전을 우려한 경찰관이 총기를 발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메인주의 앵거스 킹(무소속) 상원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마크웨인 멀린 국토안보부 장관과 통화한 내용을 언급하며 “숨진 남성은 체포영장의 대상이 아니었다는 정정된 설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재닛 밀스 메인 주지사는 성명을 내고 ”사건에 대해 보고받았으며 주 법무장관실·수석검시관실·연방 당국과 협력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법무장관실은 일단 총격에 연루된 요원을 직무에서 배제했다.

13일(현지시간) 미 메인주 비디퍼드의 메카닉스 공원에서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이날 오전 비디퍼드에서 ICE 추방 전담(ERO) 요원이 차에 타고 있던 콜롬비아 국적의 26세 남성을 총격 사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미 메인주 비디퍼드의 메카닉스 공원에서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이날 오전 비디퍼드에서 ICE 추방 전담(ERO) 요원이 차에 타고 있던 콜롬비아 국적의 26세 남성을 총격 사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역 이민자 사회에선 이번 사건에 대한 반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메인주 이민자권리연합(MIRC)은 사건 당일 성명을 내고 숨진 남성이 합법적인 취업 허가와 사회보장번호(SSN)를 가진 지역사회 구성원이었다며 “우리 공동체는 슬픔과 분노에 빠졌다”고 밝혔다.

사건 당일 이민자 약 200명이 모여 “ICE를 몰아내라”고 외치며 공정한 수사와 책임 규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레딧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사법 절차가 없는 살인”이라며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특히 논란이 되는 이유는 총격을 가한 ICE 요원이 바디캠을 소지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킹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해당 문제를 지적하며 “이번 사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보여주는 영상 증거가 없다. 이 사건에 대한 전면적이고 투명하며 공개적인 조사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안보부는 바디캠 미지급 사실을 인정하며 “2025년과 2026년 정부 셧다운으로 바디캠 배포가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미 CNN 방송에 따르면 ICE 측은 “바디캠이 ICE 산하 지부의 절반 이상에 배포되었으며 나머지 지부에도 향후 60일 이내에 배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휴스턴 시내에서 멕시코 이민자 로렌조 살가도 아라우호(52)를 살해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반대하는 '로렌조를 위한 정의' 시위에서 시위대가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휴스턴 시내에서 멕시코 이민자 로렌조 살가도 아라우호(52)를 살해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반대하는 '로렌조를 위한 정의' 시위에서 시위대가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AP는 이번 사건에 대해 “ICE 요원들이 일주일 만에 두 번째로 치명적인 무력을 사용한 사례이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 단속을 시작한 이후 최소 아홉 번째”라고 짚었다.

앞서 지난 7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도 ICE 요원의 총격으로 35년간 미국에 거주한 멕시코 국적의 52세 남성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일주일도 안 돼 ICE 요원에 의한 이민자 총격 사망 사건이 잇따라 벌어진 것이다. CNN에 따르면 이 사건에서도 ICE 요원들은 바디캠을 미소지한 상태였으며, 관련 영상이나 사진이 공개되지 않았다. 이 지역 이민자들도 연일 거리로 나와 ICE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ICE는 해당 남성이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차량 정지 명령을 무시한 채 순찰차를 들이받고 ICE 요원들을 향해 돌진해 정당방위 차원에서 총을 쏜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유족 측은 “합법적인 취업 허가를 신청 중이었고 전과도 없었다”며 “(쫓아오는)차량이 ICE이나 다른 법 집행기관 소속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연방 요원들의 지시에 따랐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사망자의 아들은 CNN에 “아버지의 차량과 공구가 과거에 도난당한 적이 있어 미행당할까봐 항상 조심했다”고 전했다.



하수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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