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배우인가 소프트웨어인가”…AI 캐릭터가 영화 주연 맡았다

Los Angeles

2026.07.14 11:19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틸리 노우드, 첫 장편 주연에
할리우드 영화계 또 찬반 논쟁
“새로운 예술” vs “인간 대체”
AI로 생성된 가상 배우 '틸리 노우드(Tilly Norwood)'. 틸리는 장편영화 '미스얼라인드(Misaligned)'의 주연으로 캐스팅되면서 ″AI도 배우로 볼 수 있는가″를 둘러싼 할리우드의 논쟁을 촉발했다. [Particle6 제공]

AI로 생성된 가상 배우 '틸리 노우드(Tilly Norwood)'. 틸리는 장편영화 '미스얼라인드(Misaligned)'의 주연으로 캐스팅되면서 ″AI도 배우로 볼 수 있는가″를 둘러싼 할리우드의 논쟁을 촉발했다. [Particle6 제공]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캐릭터가 할리우드 장편영화 주연을 맡게 되면서 “AI도 배우인가”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논란의 중심은 AI 캐릭터 틸리 노우드(Tilly Norwood)다. 지난해 공개 당시 배우 노조와 영화계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던 틸리는 최근 장편영화 ‘미스얼라인드(Misaligned)’의 주연으로 캐스팅됐다.
 
영화는 현실 경험이 전혀 없는 AI 존재인 틸리가 점차 욕망과 야망, 수치심 등 인간적인 감정을 배우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은 성장 드라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AI를 배우라고 부를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논쟁이 시작됐다.
 
일부에서는 “AI는 단지 소프트웨어일 뿐 배우가 아니다”, “애니메이션과 무엇이 다르냐”는 비판이 나왔다. 반면 “결과물이 훌륭하다면 배우가 인간인지 AI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틸리를 개발한 영국 AI 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 파티클6(Particle6)의 공동창업자 엘린 판 데르 펠던은 “AI 시대를 피할 수 없다면 함께 발전시키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는 틸리를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라 다양한 작품에 출연할 수 있는 ‘배우’로 키우고 싶다고 설명했다.
 
실제 제작 과정에서도 인간 배우와 창작진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배우들이 캐릭터의 성격과 감정, 말투를 함께 설계하면 AI가 다양한 연기 버전을 생성하고, 감독과 제작진이 가장 적합한 장면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판 데르 펠던은 “창의성은 결국 사람이 어떤 연기를 선택하느냐에 있다”며 “AI가 배우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배우 노조 SAG-AFTRA는 정반대 입장이다.
 
숀 애스틴 노조 회장과 던컨 크랩트리-아일랜드 사무총장은 공동 성명을 통해 “틸리는 사람이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만들어낸 합성물”이라며 “연기는 인간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예술”이라고 강조했다.
 
배우 출신 감독 저스틴 베이트먼도 “인간 캐릭터는 반드시 인간 배우가 연기해야 한다”며 “AI는 실제 감정을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에 진정한 연기를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채프먼대 영화대학 스티븐 갤러웨이 학장은 “AI는 배우는 아니지만 하나의 ‘퍼포먼스(공연)’라고 볼 수는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관객은 브래드 피트 같은 배우가 다른 인물을 연기한다고 믿을 준비가 되어 있지만, AI 캐릭터는 처음부터 가짜라는 사실을 알고 보기 때문에 감정 이입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AI 배우와 가상 인플루언서, 디지털 연예인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번 논쟁이 할리우드가 AI 시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속보팀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