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셋 이상 출산한 여성은 폐경 후 골절 위험이 크게 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칼슘·비타민D 섭취 등 선제적인 관리가 중요하단 걸 보여준다.
서울성모병원은 성경헌 내과 전공의가 하정훈 내분비내과 교수와 함께 이러한 분석 내용을 대한골대사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팀은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폐경 후 여성 1420명의 골격 건강에 미치는 요인 등을 확인했다.
폐경 후 여성의 임신·출산 이력을 추적 분석한 결과, 3회 이상 임신한 다자녀 여성은 임신 비경험자와 비교해 폐경 이후 골절을 경험할 확률이 3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껏 의학계에선 여러 차례의 임신이 여성 골격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돼 왔지만, 명확한 임상적 결론이 나오진 않았다. 이번 연구가 국가 단위 빅데이터로 다회 출산과 폐경 후 골절 사이의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한 셈이다.
골절 위험 증가엔 이른바 ‘에스트로겐 공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임신·수유 기간에 생리가 중단되면서 골조직 소실을 억제하고 골밀도를 유지하는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누적 노출 기간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서울성모병원 하정훈 교수(왼쪽)와 성경헌 전공의(오른쪽). 사진 서울성모병원
다만 연구팀은 다자녀 출산이 여성 건강에 부정적 영향만 미치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기존 연구에서 출산 경험이 많을수록 유방암·난소암 위험이 낮아지는 결과도 나오기 때문이다. 질환별로 위험과 이득이 공존하는 복합적인 건강 요인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연구를 주도한 성경헌 전공의는 “생애 임신·출산 횟수와 호르몬 노출 이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골절 위험을 평가할 수 있다. 다자녀 출산 여성은 임신 중 칼슘·비타민D 섭취, 규칙적인 골밀도 검진 등의 관리를 받는 게 좋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