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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막히는 폭염 와중에 얼굴 싸맸다…“오히려 시원” 日닌자복 정체

중앙일보

2026.07.14 22:00 2026.07.14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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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도를 훌쩍 넘은 15일 도쿄의 시민들이 다양한 아이템으로 더위를 피하고 있다. 유성운 기자

35도를 훌쩍 넘은 15일 도쿄의 시민들이 다양한 아이템으로 더위를 피하고 있다. 유성운 기자

“위이이잉~”
15일 도쿄 긴자의 한 거리.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한 중년 남성의 옷에서 모터가 돌아가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일본에서 ‘쿠쵸후쿠(空調服)’라고 부르는 일명 ‘선풍기 조끼’다. 허리 양쪽에 부착된 소형 팬 2개가 외부 공기를 옷 안으로 순환시켜 체온 상승을 막는 방식이다. 당초 건설 현장이나 배달 기사들이 착용했지만, 최근엔 일반 직장인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폭염이 일상화된 일본에 새롭게 정착한 ‘여름 패션’이다.

35도를 훌쩍 넘은 15일 도쿄의 시민들이 다양한 아이템으로 더위를 피하고 있다. 유성운 기자

35도를 훌쩍 넘은 15일 도쿄의 시민들이 다양한 아이템으로 더위를 피하고 있다. 유성운 기자

일본 기상청은 15일 전국 914개 기상관측소 가운데 170곳에서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는 폭염이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요코하마는 38.3도, 도쿄 후추시는 36.9도, 오사카는 35.4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올여름 들어 가장 뜨거운 하루가 될 것으로 예보된 이날, 도쿄 시내에선 어떻게든 열기를 식혀보려는 다양한 아이템을 거리에서 볼 수 있었다.

자외선을 막는 긴팔 후드와 얼굴까지 가리는 UV 파카를 입은 여성들도 적잖았다. 눈과 코를 제외한 몸 전체를 덮기 때문에 멀리서 보면 닌자처럼 보일 정도다. 몸을 다 덮었기 때문에 더울 것 같지만, 시부야의 한 거리에서 만난 여성은 “얇고 통풍이 잘 되기 때문에 오히려 시원하다”고 말했다.

35도가 훌쩍 넘은 15일 도쿄 시부야의 거리에서 한 시민이 UV파카를 입은 채 거리를 걷고 있다. 유성운 기자

35도가 훌쩍 넘은 15일 도쿄 시부야의 거리에서 한 시민이 UV파카를 입은 채 거리를 걷고 있다. 유성운 기자

 일본의 한 쇼핑몰에서 판매하고 있는 UV파카. 아마존 캡쳐

일본의 한 쇼핑몰에서 판매하고 있는 UV파카. 아마존 캡쳐

목에 거는 선풍기 ‘넥팬(ネックファン)’이나 냉각 고리 ‘아이스링(Ice Ring)’을 착용한 시민들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아이스링은 일정 시간 냉기를 유지해 목 주변 체온을 낮춰주는 제품으로 젊은층에서 많이 사용한다.

남성이 양산을 쓰는 모습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일본에서는 직사광선을 차단하면 체감온도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성별을 가리지 않고 양산을 사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35도를 훌쩍 넘은 15일 도쿄의 시민들이 다양한 아이템으로 더위를 피하고 있다. 유성운 기자

35도를 훌쩍 넘은 15일 도쿄의 시민들이 다양한 아이템으로 더위를 피하고 있다. 유성운 기자

일본의 한 쇼핑몰에서 판매하고 있는 '아이스링'. 아마존 캡쳐

일본의 한 쇼핑몰에서 판매하고 있는 '아이스링'. 아마존 캡쳐

그럼에도 폭염으로 인한 피해는 잇따르고 있다. 일본 총무성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일주일간 전국에서 온열질환으로 구급 이송된 인원은 4580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105명은 중증, 7명은 숨졌다.

특히 열사병이 가장 많이 발생한 장소는 야외가 아니라 ‘집’이었다. 전문가들은 고령층의 경우 더위를 느끼는 신체 감각이 둔해지는 데다 전기요금 부담 등으로 에어컨 사용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혼자 사는 고령자가 늘면서 응급 상황에서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고립형 1인 가구’ 문제 역시 피해를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도쿄의 한 거리에서 양산을 쓴 남성이 걸어가고 있다. 정원석 기자

도쿄의 한 거리에서 양산을 쓴 남성이 걸어가고 있다. 정원석 기자

상황이 이렇자 각 지방자치단체는 폭염 피해 방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도쿄 우에노에서 열리고 있는 ‘우에노 마쓰리’ 행사장에는 누구나 더위를 식힐 수 있는 폭염 대피소도 마련됐다. 냉방시설과 식수를 제공해 열사병 위험이 높은 시민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유성운([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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