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어미 개의 배를 갈라 새끼를 꺼내고, 병든 개들을 불법 안락사한 경기 화성시 번식장 업주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수원지법 형사10단독 서진원 판사는 동물보호법 위반 및 수의사법 위반, 건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번식장 대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함께 기소된 운영진 B씨에게는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실형을 선고받은 이들이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법정구속했다.
나머지 운영진 C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직원 D씨와 E씨에게는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들에게는 120∼20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A씨 등은 2022년 5월부터 2023년 8월까지 화성시에서 약 1400마리에 달하는 대규모 개 번식장을 운영했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수의사 면허가 없음에도 살아있는 어미 개의 복부를 절개해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한 전염병에 걸린 노견 15마리에게 근육이완제를 투여해 죽게 하고, 백신과 항생제 등 전문 의약품을 직접 개들에게 투여해 자가진료한 혐의도 받았다.
최초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을 당시 냉동고 등에서는 신문지에 싸인 개 사체 92구가 발견되기도 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등은 “모견이 이미 사망한 상태였으며, 살아있었다 하더라도 새끼를 구하기 위한 긴급피난 및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질병 진단 결과를 근거로 이들의 주장을 모두 배척했다.
서 판사는 “절개 후 피부 조직 내 출혈과 염증 세포가 관찰되는 등 생체 반응이 있었던 점에 비춰 개복 당시에 모견이 살아있었던 것이 합리적 의심 없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긴급피난 주장에 대해서도 “새끼를 구하려는 의사가 있었다 하더라도 동물병원에 데려가는 등 적절한 조치 없이 그 자리에서 바로 배를 가르는 행위는 일반적인 사회 통념상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경제적 가치가 떨어지는 늙고 병든 개들을 근육이완제로 불법 안락사시킨 혐의 역시 유죄로 인정했다.
서 판사는 “운영진의 지시로 질병을 앓거나 늙은 개들을 안락사한 사실이 인정되며, 이를 정당한 사유나 긴급피난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수의사 면허 없이 백신을 투여한 혐의에 대해서도 “반려견은 가축으로 볼 수 없어 축산 농가의 자가 진료 행위로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 판사는 양형 이유에 대해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동물의 생명을 얼마든지 빼앗을 수 있다는 극단적인 생명 경시의 행태로 불법성과 비난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다만 일부 범행을 인정하고, 직원들은 수동적으로 지시에 따른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