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린 선수와 반대로 아쉬움을 남긴 선수들이 공개됐다.
미국 'ESPN'은 15일(한국시간) 이번 월드컵에서 주가가 오른 선수 10명과 떨어진 선수 10명을 선정했다.
ESPN은 "월드컵은 스포츠계에서 가장 큰 무대다.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 명성과 몸값이 크게 오르고, 대형 이적이나 수백만 명의 새로운 소셜 미디어 팔로워까지 얻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대로 부진하거나 큰 실수를 저지를 경우 단기적으로는 선수 경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린 선수는 카보베르데 골키퍼 보지냐였다. 40세인 보지냐는 카보베르데의 토너먼트 진출을 이끌었다. 아르헨티나와 맞붙은 경기에서도 연장전까지 승부를 끌고 갔고, 카보베르데는 2-3으로 패했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포르투갈 2부리그 샤베스와 계약 만료를 앞둔 보지냐는 이번 대회를 통해 소셜 미디어 팔로워가 2900만 명까지 늘었다. 리오넬 메시가 뛰는 인터 마이애미와도 연결되고 있다.
프랑스의 마이클 올리세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ESPN은 올리세가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킬리안 음바페와 비슷한 방식으로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이미 세계적인 선수였지만, 월드컵에서의 활약으로 한 단계 더 높은 평가를 받게 됐다는 의미다.
매체는 "이제 어떤 구단이 올리세 영입에 1억 5000만 유로(약 2554억 원)를 지불하더라도 위험한 투자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저렴한 거래라는 평가가 나올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올리세를 이적 불가 선수로 분류하고 있다. 다만 향후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 마드리드 회장이 새로운 ‘갈락티코’ 영입을 추진한다면 올리세가 주요 후보가 될 수 있다고 ESPN은 전망했다.
스위스의 요한 만잠비도 주가를 높였다. 만잠비는 대회 도중 무릎을 다쳐 200분밖에 뛰지 못했지만 5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드리블 돌파와 결정력을 동시에 보여줬다.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프라이부르크와 4900만 파운드(약 981억 원)의 이적료에 합의했지만, 이후 아스톤 빌라가 경쟁에 뛰어들어 선수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은 자국 대표팀 공격을 이끌며 3골을 넣었다. 발로건은 정치적인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지만, 경기력만큼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AS 모나코에서 리그 26경기 13골을 넣은 뒤 월드컵에서도 움직임과 제공권 능력을 보여주면서 더 큰 구단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높였다.
미국 오른쪽 수비수 알렉스 프리먼도 눈에 띄었다. 프리먼은 오른쪽 측면을 끊임없이 오르내리며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지난 1월 비야레알에 합류했지만 라리가 출전 시간은 340분에 불과했다.
ESPN은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줄 수 있는 구단이 프리먼 영입에 나설 수 있으며, 비야레알도 단기간에 이적료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바라봤다.
멕시코의 17세 공격형 미드필더 힐베르토 모라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모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경기에서 교체 출전하며 멕시코 역사상 최연소 월드컵 출전 선수가 됐다. 이어 에콰도르와 32강전에서는 과감한 볼 운반과 영리한 침투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대회를 앞두고 클럽 티후아나와 재계약했지만, 월드컵 이후 유럽 주요 구단 대부분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로코의 18세 미드필더 아이유브 부아디도 유럽 최고의 유망주라는 평가를 굳혔다. 부아디는 월드컵 개막을 불과 몇 주 앞두고 모로코 대표팀을 선택해 데뷔했다. 어린 나이에도 침착한 경기 운영과 공수 양면의 완성도를 보여줬다.
맨체스터 시티는 부아디 영입을 위해 1억 유로(약 1704억 원)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수비수 음베케젤리 음보카지도 주가가 올랐다. 남아공은 멕시코전에서 두 명이 퇴장당하며 불안하게 대회를 시작했지만, 이후 경기력을 회복해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왼발잡이 중앙 수비수 음보카지는 강한 대인 수비와 경합 능력을 앞세워 수비진을 이끌었다.
지난겨울 시카고 파이어에 합류했으나, 유럽 구단들의 관심을 받으며 다시 팀을 옮길 가능성이 생겼다.
일본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스즈키는 안정적인 선방과 공중볼 처리 능력을 보여줬다. 파르마에서 두 시즌 동안 유럽 무대 경험을 쌓은 데 이어 월드컵에서도 활약하면서 여러 구단의 문의를 받고 있다.
벨기에 공격수 샤를 더 케텔라러는 조별리그보다 토너먼트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더 케텔라러는 16강 미국전에서 승리를 이끌었고, 스페인과 8강전에서는 헤더 골을 기록했다.
최전방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오갈 수 있다는 점에서 카이 하베르츠와 비슷한 유형으로 평가받는다. 정확한 포지션을 두고 의견은 갈릴 수 있지만,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선수라는 점은 확인됐다는 평가다.
반대로 우루과이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선수로 꼽혔다.
마르셀로 비엘사 우루과이 감독은 발베르데를 측면과 중앙에 번갈아 배치하며 공격의 중심으로 활용하려 했다. 어느 위치에서도 뚜렷한 효과를 내지 못했고, 우루과이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ESPN은 "이 정도 수준의 선수가 이처럼 존재감 없는 경기를 펼치는 모습은 낯설었다"라고 평가했다.
브라질 공격수 이고르 티아고도 아쉬움을 남겼다. 티아고는 지난 시즌 브렌트포드에서 22골을 넣으며 카를로 안첼로티 브라질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대회 초반 주전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 사이 본머스 소속 19세 측면 공격수 라얀이 선발 자리를 차지했다.
이집트의 오마르 마르무시는 공격포인트 없이 대회를 마쳤다. 이집트가 역사상 처음으로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접전을 펼쳤지만, 마르무시는 그 과정에서 중심 역할을 하지 못했다.
0골 0도움에 그쳤고 아르헨티나와 16강전에서는 선발 명단에서도 빠졌다. 지난 2025년 맨체스터 시티가 7000만 유로(약 1130억 원)를 투자해 영입한 선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망이 더 컸다.
미국 골키퍼 맷 프리즈는 벨기에전 실수로 주가가 떨어졌다. 프리즈는 뉴욕 시티FC에서 세 시즌 동안 좋은 활약을 펼친 뒤 미국 대표팀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16강 벨기에전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고, 해당 장면은 향후 이적 과정에서도 부정적인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ESPN은 내다봤다.
브라질의 네이마르도 마지막 월드컵을 통해 반전을 만들지 못했다.
안첼로티 감독은 부상 이력이 있는 네이마르를 최종 명단에 포함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네이마르는 부상으로 대회 대부분을 놓쳤고 두 경기에서 37분을 뛰는 데 그쳤다.
노르웨이와 16강전에서 종료 직전 페널티킥으로 골을 넣었지만, 경기 결과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그는 경기 후 브라질 대표팀 은퇴를 발표했다.
독일 측면 공격수 리로이 자네도 부진했다. 자네는 지난해 여름 바이에른을 떠나 갈라타사라이와 대형 계약을 맺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유벤투스전에서 부진한 뒤 리버풀과 16강전 선발에서도 제외됐다.
월드컵을 통해 반등할 수 있었지만 독일 현지에서는 연이은 부진을 이유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콜롬비아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는 포르투갈 밖에서도 득점력을 보여줄 기회를 놓쳤다. 수아레스는 지난 시즌 스포르팅CP에서 53경기 38골을 넣었다. 월드컵은 그의 득점력이 다른 무대에서도 통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였다.
콜롬비아가 대회 내내 골 결정력 문제를 드러낸 가운데 수아레스도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루이스 디아스와 하메스 로드리게스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증명해야 할 것이 가장 많았던 선수는 수아레스였다는 평가다.
포르투갈 미드필더 비티냐도 명성에 비해 아쉬운 대회를 보냈다. 비티냐는 유럽 챔피언 파리 생제르맹(PSG)의 경기 운영을 책임지는 세계 정상급 중앙 미드필더다. 포르투갈이 스페인과 16강전에서 패해 탈락하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포르투갈의 탈락을 비티냐 한 명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 다만 레알 마드리드를 포함해 비티냐를 원하는 구단들이 PSG의 완성도 높은 체계를 벗어나서도 같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 의문을 품을 수 있다고 ESPN은 바라봤다.
프랑스 왼쪽 수비수 테오 에르난데스도 입지가 좁아졌다. 테오 에르난데스는 2025년 여름 AC 밀란을 떠나 3000만 유로(약 511억 원)에 알 힐랄로 이적했다. 이후 유벤투스가 유럽 복귀를 추진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세네갈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경기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고, 곧바로 뤼카 디뉴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다. 이후에는 다른 선수들의 체력 안배가 필요할 때만 출전했다. ESPN은 유럽 정상급 구단 복귀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우루과이 미드필더 마누엘 우가르테는 부상으로 가장 불운한 선수 중 한 명이 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전력 외로 분류된 우가르테는 이번 여름 이적이 유력했다. 스페인과 조별리그에서 전방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해 들것에 실려 나갔다.
우루과이는 해당 경기에서 0-1로 패해 탈락했고, 우가르테의 이적 가능성도 사실상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