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하루 2000개 불티난다…성심당 튀소 잇는 ‘해남 명물 빵’ 정체

중앙일보

2026.07.15 13:00 2026.07.16 02:03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고구마빵은 해남을 찾은 여행객이 꼭 사먹고 선물용으로도 챙기는 인기 디저트다. 고구마 모양의 빵을 개발한 '원조해남고구마빵 피낭시에' 이현미 대표가 갓 구운 빵을 들고 있다.

고구마빵은 해남을 찾은 여행객이 꼭 사먹고 선물용으로도 챙기는 인기 디저트다. 고구마 모양의 빵을 개발한 '원조해남고구마빵 피낭시에' 이현미 대표가 갓 구운 빵을 들고 있다.


강해영(광주특별시 강진·해남·영암)은 농촌이다. 너른 들에서 쌀을 많이 재배하지만 전국구 브랜드가 된 특산물도 쟁쟁하다. 해남은 고구마, 영암은 무화과의 최다 생산지일뿐더러 품질도 최고로 꼽힌다. 강진은 국내 최초로 차(茶) 브랜드가 탄생한 고장이다.
고구마, 무화과 그리고 차. 강해영에서는 세 가지 먹거리를 즐기는 방법도 색다르다. 고구마와 무화과는 디저트로 만들어 먹고, 차는 월출산을 감상하며 마신다.



하루 2000개 팔리는 해남 고구마빵

피낭시에의 3대 인기 메뉴인 고구마빵과 감자빵, 고구마타르트. 맛도 좋고 가격도 싼 편이다.

피낭시에의 3대 인기 메뉴인 고구마빵과 감자빵, 고구마타르트. 맛도 좋고 가격도 싼 편이다.

대전을 가면 ‘성심당’ 튀김소보로를 사듯이, 해남에 내려가면 어김없이 고구마빵을 사간다. 해남매일시장 옆 ‘원조해남고구마빵 피낭시에(이하 피낭시에)’가 바로 이 ‘해남 필수템’을 개발했다.

피낭시에 이현미(56) 대표는 동네 빵집을 운영하다가 2009년 남편이 작고한 뒤 목포과학대에서 정식으로 제과·제빵을 공부했다. 색다른 디저트를 개발하고 싶었던 그는 고구마를 주목했다. 풍년 때 도리어 가격이 폭락하는 게 안타까워서였다.
이현미 대표가 개발한 고구마빵은 고구마를 똑 닮았다.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은 여느 고구마빵과 차별화된다.

이현미 대표가 개발한 고구마빵은 고구마를 똑 닮았다.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은 여느 고구마빵과 차별화된다.

시행착오 끝에 2017년 고구마빵을 선보였다. 고구마빵은 쌀가루 넣은 반죽에 고구마와 버터, 치즈 등을 버무려 넣고 바삭하게 구웠다. 자색 고구마 가루를 뿌려, 갓 캐낸 고구마를 똑 닮았다. 하루에 1500~2000개씩 팔릴 정도로 인기다. 피낭시에가 사들이는 해남 고구마는 연 150t에 달한다.

피낭시에의 고구마빵이 유명해지자 전국에서 유사 고구마빵이 속속 등장했다. 그러나 피낭시에는 연연하지 않는다. 이 대표는 “해남 고구마가 많이 팔리면 기쁜 일”이라면서도 “맛과 모양은 우리를 따라올 수 없다”고 말했다. 고구마빵(2500원)과 함께 감자빵(3000원), 고구마타르트(3000원)가 3대 인기 메뉴다. 맛도 맛이지만 대도시의 여느 카페·빵집보다 싸다.



지금이 제철, 영암 무화과

월출산 도갑사 어귀에 자리한 카페 '미술관 아래'는 무화과를 활용한 디저트가 인기다. 공예작가인 김미희 대표가 직접 메뉴를 개발했다.

월출산 도갑사 어귀에 자리한 카페 '미술관 아래'는 무화과를 활용한 디저트가 인기다. 공예작가인 김미희 대표가 직접 메뉴를 개발했다.

무화과는 여름 과일이다. 7~9월이 제철이다. 영암에서는 사계절 무화과를 즐긴다. 무화과를 활용한 디저트와 음료를 파는 가게가 많아서다. 월출산 도갑사 어귀에 자리한 카페 ‘미술관 아래’가 대표적이다.

김미희(60) 대표는 얼떨결에 카페를 시작했다. 한지공예를 전공한 그는 2014년부터 영암 예술가들과 협동조합 형태로 갤러리 겸 창작공간을 운영했었다. 그러다 코로나가 터졌다. 공간을 놀릴 수 없어 2021년 갤러리에 카페를 열었다. 취미 삼아 배워둔 커피와 디저트가 무기가 됐다.
다채로운 무화과 음료와 디저트. 음료 한 잔만 주문해도 생화를 꽂은 화병과 작은 간식을 내준다.

다채로운 무화과 음료와 디저트. 음료 한 잔만 주문해도 생화를 꽂은 화병과 작은 간식을 내준다.

미술관 아래는 무화과 전문 카페다. 선물로도 인기인 무화과빵(2000원)이 대표 메뉴다. 건무화과를 럼에 졸여 식감을 살리고 저장성도 높였다. 무화과 퓌레와 커피, 우유를 넣은 무화과라떼(6500원)도 별미다. 여름에는 라떼 위에 생무화과 조각을 얹어준다.

미술관 아래는 커피 한 잔만 시켜도 금귤정과 한 점과 화병에 생화를 꽂아서 내준다. 최근에는 ‘갓함(2인 3만5000원)’도 선보였다. 갓을 닮은 작은 함에 무화과를 비롯한 각종 과일로 만든 디저트를 담았는데 꼭 예물 같다. 김 대표는 “멀리서 온 손님에게 대접받는 느낌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다산이 탐닉한 월출산 차(茶)

월출산 남쪽 자락에 자리한 백운차실은 산의 경치를 감상하며 차를 마시기 좋은 공간이다. '한상차림'을 주문하면 한옥 방 한 칸을 빌려준다. 비가 내리는 날에도 나름의 운치를 즐기기 좋다.

월출산 남쪽 자락에 자리한 백운차실은 산의 경치를 감상하며 차를 마시기 좋은 공간이다. '한상차림'을 주문하면 한옥 방 한 칸을 빌려준다. 비가 내리는 날에도 나름의 운치를 즐기기 좋다.

월출산 남쪽 자락, 강진 백운동은 예부터 유명한 차 재배지였다. 이 지역의 차는 다산 정약용(1762~1836)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강진 차는 경남 하동이나 전남 보성 같은 곳보다 생산량은 적다. 그러나 남다른 역사를 자랑할뿐더러 암반 지형인 월출산의 영향으로 미네랄과 음이온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운동은 원주 이씨 집성촌이다. 조선 시대 선비 이담로(1627~1701)가 명품 정원을 일궜고, 그 후손들이 차를 재배했다. 다산은 강진 유배 시절 차를 탐닉했다. 다산초당에서 약처럼 차를 마셨다. 다산은 강진을 떠나면서 제자들과 ‘다신계(茶信契)’를 맺었고, 제자들은 편지를 부칠 때 차도 함께 보냈다. 다산 제자 이시헌의 차 제조법을 이어받은 이한영(1868~1956)도 다산 후손들에게 계속 차를 보냈다. 그는 한국 최초의 차 브랜드 ‘백운옥판차’를 만든 주인공이다.
강진 백운차실은 한국 최초의 차 브랜드 '백운옥판차'를 계승하고 있다.

강진 백운차실은 한국 최초의 차 브랜드 '백운옥판차'를 계승하고 있다.

백운동 이한영 생가 앞에 이한영의 고손녀 이현정(56)씨가 운영하는 ‘백운차실’이 있다. 백운옥판차를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전통 차를 맛볼 수 있다. 한옥 방 한 칸을 빌려서 1시간 30분 동안 차와 떡·건과일 같은 간식, 월출산 경치를 즐기는 ‘한상차림’도 인기다. 가격은 차 종류에 따라 2인 3만9000~4만9000원. 여름엔 말차빙수(1만7000원)를 찾는 사람도 많다.



최승표([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