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헬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16일(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4강전에서 아르헨티나에 뼈아픈 1-2 역전패를 당했다.
후반 10분 잉글랜드의 모건 로저스가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앤서디 고든이 뒤에서 달려들며 선제골로 연결했다. 로저스를 오른쪽 윙어로 기용한 투헬의 용병술이 처음에는 성공한 듯 보였다.
그런데 1-0 리드를 잡은 투헬 감독은 너무 성급하게 수비 모드로 전환했다. 후반 26분 득점자 고든을 빼고 수비수 에즈리 콘사를 넣어 스리백으로 바꿨다.
이어 후반 36분부터 풀백 리스 제임스와 미드필더 데클란 라이스를 빼고 장신 수비수 댄번과 니코 오라일리를 투입했다. 포메이션은 5-4-1 형태가 됐고, 수비수만 6명에 달했다. 투헬은 멕시코와의 16강전, 노르웨이와의 8강전 막판 수비수를 투입해 리드를 지켜낸 기억을 떠올린듯 하다.
잉글랜드는 경기 종료 30분이나 남기고 골문 앞에 대형버스를 주차하듯 극단적인 수비 축구를 했다. 그것도 아르헨티나, 그것도 메시를 상대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극단적인 수비 축구를 펼친 투헬 감독. 사진 ESPNFC 인스타그램
아르헨티나는 거의 원사이드한 공격을 펼쳤다. 속된 말로 잉글랜드를 가둬놓고 팼다. 후반 39분 잉글랜드 10명 선수가 페널티 박스 안팎에 밀집한 모습도 포착됐다. 잉글랜드는 뒷걸음 치기 급급했다.
반면 리오넬 스칼로니 아르헨티나 감독은 냉정하고 예리했다.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 부근에서 메시의 일대일 돌파로 활로를 찾았다. 좁은 공간에서 세밀한 패스 플레이는 아르헨티나가 제일 잘하는 경기 방식이다.
30분이란 시간은 잉글랜드가 버티기에는 너무 길었다. 결국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후반 40분 메시의 패스를 받은 엔소 페르난데스에게 중거리슛 동점골을 얻어 맞았다. 이미 페르난데스는 중거리슛으로 영점조준을 마친 상태였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 2분 메시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받은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에게 헤딩 역전골까지 허용했다.
잉글랜드 토마스 투헬 감독. 로이터=연합뉴스
세계적인 공격수 출신 즐라틴 이브라히모비치는 경기 후 “잉글랜드가 골을 넣은 뒤 경기를 멈췄다. 이유를 모르겠다. 투헬 감독이 몇몇 교체를 감행하면서 너무 수비적으로 나섰다. 반면 스칼로니 감독은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다”면서 투헬의 전술을 비판했다.
잉글랜드는 1966년 이후 60년 만의 월드컵을 위해 라이벌 독일 출신 투헬을 데려왔다. 그런 투헬이 악수로 월드컵 결승 진출 기회를 날려버렸다. 잉글랜드 축구계에서는 투헬을 향한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벌써부터 경질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