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하이스쿨을 우등생으로 졸업한 학생이 다음날 ICE에 구금돼 16일 동안 생활하며 같은 이민자 동료들의 따뜻한 도움을 받이 알려져 화제다. 사진은 지난 6월 9일 있었던 윌버 우르비나 가르시아의 졸업식 때 사진. [원스턴 가르시아 제공]
난데없는 연행과 수감이었지만 세상엔 여전히 희망이 있었다.
고등학교 졸업장을 손에 쥔 지 불과 하루 만에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로 향했던 18세 청년이 16일간의 구금 생활 끝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그는 구금시설에서 만난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의 따뜻한 배려와 응원 덕분에 절망을 견디며 다시 대학 진학의 꿈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말해 화제가 되고 있다.
사건의 전말은 졸업식 다음 날 방문한 ICE 사무실에서 시작됐다.
니카라과 출신 윌버 우르비나 가르시아는 지난 6월 LA 조던하이스쿨을 우등생으로 졸업했다. 가족 가운데 처음으로 졸업식 무대에 오른 그는 어머니와 함께 올가을 엘카미노 칼리지에서 어떤 과목을 들을지 이야기하며 미래를 설계하고 있었다. 졸업식이 끝난 뒤 가족들은 롱비치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해변을 함께 걸으며 특별한 하루를 기념했다.
그러나 행복은 잠깐이었다.
다음 날 아침 그는 가족의 망명 신청 절차에 따라 정기적으로 출석하던 ICE 사무실에서 갑작스럽게 구금됐다. 양손에는 수갑이, 발목에는 족쇄가 채워졌고 곧바로 샌버나디노카운티 아델란토 ICE 구금시설로 이송됐다. 가족에게 전화 한 통 하지 못한 채였다.
그는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머니가 얼마나 걱정하고 계실지 그것만 계속 생각났다”고 회상했다.
가르시아 가족은 2022년 니카라과에서 정치적 탄압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왔다. 국경에서 곧바로 당국에 자진 신고한 뒤 임시 입국 허가를 받고 망명 절차를 진행해 왔다. 당시 15세였던 윌버는 어머니 야디라 가르시아의 망명 신청서에 피부양자로 포함됐으며 이후 가족들은 정기적으로 ICE에 출석하며 절차를 이어왔다.
하지만 ICE는 그가 만 18세가 됐다는 이유로 더 이상 어머니의 망명 사건 대상이 아니라며 구금했다. 그의 변호인은 신청 당시 미성년자였던 만큼 여전히 어머니 사건의 파생 신청자 자격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금 첫날 밤 그는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 얇은 매트리스는 마치 골판지처럼 딱딱했고, 낯선 환경은 두려움으로 가득했다. 혹시 니카라과로 강제 송환되는 것은 아닐까, 다시는 학교에 갈 수 없는 것은 아닐까, 의사가 되겠다는 꿈도 여기서 끝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 날부터 그는 예상하지 못했던 위로를 받기 시작했다.
같은 수용자실에는 대부분 40~50대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이 생활하고 있었다. 그를 본 한 수감자는 “너는 너무 어리다. 여기 있을 사람이 아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한 과테말라 출신 수감자는 자신의 전화 사용 시간을 양보하기도 했고, 컵라면과 과자, 커피 등을 조금씩 모아 첫 주 동안 먹을 수 있도록 챙겨줬다.
어머니와 처음 연결된 전화에서 그는 오히려 어머니를 안심시키려 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괜찮아요. 여기 있는 분들이 저를 돌봐주겠다고 했어요. 다들 제 또래 자녀를 둔 아버지 같은 분들이에요.”
매일 저녁이면 함께 모여 기도하는 시간도 가졌다. 법원 심리를 앞둔 사람들을 위해 모두가 손을 잡고 무사한 결과를 기원했고, 한 수감자는 굳은 빵을 이용해 묵주를 만들어 나눠주기도 했다.
가르시아는 “그들은 단순한 같은 방 사람이 아니라 가족 같았고, 어떤 때는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고 말했다.
구금 14일째였던 6월 24일 그는 보석 심리를 받기 위해 새벽부터 준비했다. 조금이라도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어 일찍 일어나 이를 닦고 머리를 단정히 빗은 뒤 수갑을 찬 채 법원으로 향했다. 전날 밤 함께 생활하던 수감자들은 모두 그의 석방을 위해 기도했다.
그러나 결과는 보석 기각이었다.
희망을 잃어가던 그에게 다시 전환점이 찾아온 것은 그의 사연이 언론에 보도된 뒤였다. 연방 공공변호인단이 사건에 합류해 불법 구금을 다투는 ‘헤비어스 코퍼스’ 청원을 제기했고,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석방을 승인했다.
6월 26일 오후 교도관이 “23번 침대, 집에 간다”고 외치자 생활실은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수감자들은 모두 일어나 박수를 치며 그의 석방을 축하했다. 한 남성은 “나도 네 주머니에 넣어서 같이 데려가 달라”고 농담했고, 또 다른 수감자는 가족이 마중 나올 수 있도록 직접 그의 형에게 전화를 걸어 석방 사실을 알렸다.
어머니는 “집에 돌아온 뒤에도 아들은 자신이 정말 자유의 몸이 된 것을 믿지 못했다”며 “우리는 계속 아들을 꼬집으며 ‘이제 정말 집에 왔다’고 말해줬다”고 회상했다.
현재 가르시아는 추가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한 다시 ICE에 구금되지는 않을 것으로 변호인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가족의 망명 재판은 아직 진행 중이며, 정기적으로 ICE에 출석해야 하는 상황도 계속되고 있다.
그는 석방 후 형제들과 함께 영화도 보고 비디오게임도 하며 잃어버린 여름을 되찾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올가을 대학 등록을 준비하고 있다.
가르시아는 “저는 집으로 돌아왔지만 그분들은 아직 그곳에 남아 있다. 언젠가는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매일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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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은 7월 10일자 ‘In bed 23 at Adelanto ICE detention center, a terrified teenager missed his mom’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