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어-랜스다운 고역 신설 과정에서 소음 방지벽 설치 요구 묵살
선로 추가 및 배리 선 증편으로 주민 생활권 침해 우려 가중
주민 자부담 방음벽 설치 제안 및 비협조적 일방 통행식 소통에 주민 청원 돌입
토론토 서부 주택가 한복판을 관통하는 대중교통 확장 사업이 정작 인근 주민들의 최소한의 주거권과 환경권을 침해하면서 거센 갈등을 낳고 있다. 온타리오주 광역교통청 메트로링스(Metrolinx)가 광역전철(GO 트랜스) 배리 선(Barrie Line) 확장과 신설 역 조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열차 소음과 진동에 무방비로 노출된 주민들의 방음벽 설치 요구를 지속해서 묵살해 온 것으로 드러나 지역 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기반시설 확장 이면에 가려진 주거권 침해… 1.5미터 거리에서 울릴 경적 소리
갈등의 중심지는 토론토 세인트 헬렌스 애비뉴와 랜스다운 애비뉴 일대의 유서 깊은 주택가다. 메트로링스는 대중교통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블루어 스트리트 웨스트 인근에 '블루어-랜스다운 고역'을 건설하고 있다. 기존의 단선 철로를 복선화하고, 향후 배역 혼잡 시간대에 15분 간격으로 양방향 열차를 운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철로 확장이 추진되면서 철도 부지와 인접 주거지 사이의 거리는 숨 막힐 정도로 좁아졌다. 100년 된 벽돌 건물에 거주하는 주민 폴라 히니 씨는 주거지 출입구 바로 앞 약 1.5미터(5피트) 거리까지 공사 구역이 치고 들어와 축대벽 건설 작업이 진행 중인 현장을 공개했다.
과거에는 철로 주변에 우거진 나무들이 자연 방음벽 역할을 하며 소음을 어느 정도 완화해 주었으나, 공사가 시작되면서 이 완충지대는 완전히 사라졌다. 주민들은 지금도 디젤 열차가 지나갈 때마다 대화가 완전히 중단될 정도로 극심한 소음에 시각적, 청각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향후 신설 역이 가동되면 안전을 이유로 의무 작동하는 고역 안내 방송 벨과 경적 소리, 열차 진입 경고음이 하루 종일 주민들의 일상을 파고들 것이 분명하지만, 메트로링스 측은 소음 완화 장치 설치에 극도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유지 방음벽 건설비 절반 부담 제안한 메트로링스… 주민들 "공공기관 무책임의 극치"
소음 장벽 설치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지속적인 민원에 대해 메트로링스가 내놓은 대책은 주민들을 더욱 기만하는 내용이었다. 주민 노아 프랭크 씨에 따르면 메트로링스는 공식적인 제안이 아니라는 전제를 달면서도, 주민들이 사유지 경계선 내에 직접 방음벽을 건설할 경우 비용의 최대 50%까지는 지원할 의향이 있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다. 주민들은 공공 교통망 확장으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 피해를 유발자인 메트로링스가 직접 해결하지 않고, 소수 주민의 비용 부담과 사유지 침해를 전제로 한 미봉책을 제안한 것에 대해 "책임 회피의 극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요크 대학교에서 청각 생체물리학을 연구하는 크리스토퍼 버지빈 부교수는 조밀한 도시 환경에서 소음과 진동이 미치는 악영향을 경고했다. 버지빈 교수는 소리란 단순히 공기를 타고 흐르는 것뿐만 아니라 건물의 벽과 토양을 타고 전달되는 물리적 진동이기에 주민들의 삶의 질과 건강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가장 근본적이고 쉬운 소음 해결책은 소음원 자체를 통제하거나 차단벽을 세우는 것인데, 친환경 전기 열차 도입 시기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소음 차단벽마저 설치하지 않는 것은 주민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과 다름없다는 설명이다.
소통 없는 밀어붙이기식 행정이 낳은 갈등… 지속 가능한 도시 교통망의 전제 조건은 상생
주민들이 가장 절망하는 대목은 메트로링스의 전형적인 '불통 행정'이다. 주민들은 대중교통 확충 자체에는 전적으로 찬성하며 역 신설이 지역 사회에 미칠 긍정적 영향도 인정하고 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사업의 전면 중단이 아니라, 이웃의 삶을 배려하는 상생의 건설이다. 하지만 메트로링스는 주민 설명회라는 형식적인 절차만 치른 뒤, 정작 실질적인 피드백에는 귀를 닫았으며 지역 담당 소통 직원들을 수시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책임 있는 답변을 피해 왔다. 취재진의 공식 인터뷰 요청에도 일정 조율이 불가능하다는 서면 답변만 보내왔을 뿐이다.
교통 인프라의 확장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 특정 소수 주민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 메트로링스가 진정한 공공 기관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려면, 공간 부족을 핑계로 방음벽 설치가 불가능하다는 설계업체의 소극적 진단 뒤에 숨을 것이 아니라, 첨단 흡음 기술을 적용한 초슬림형 방음벽 도입 및 구간 통과 속도 감속 등 실질적 대안을 즉각 검토해야 한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서명 운동에 돌입한 지금, 메트로링스는 이들의 목소리를 지역 이기주의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도시 발전을 위한 무겁고 준엄한 요구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