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축구 스타 킬리안 음바페와 인종차별 발언을 한 파라과이의 한 여성 상원의원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다. 프랑스와 파라과이의 월드컵 16강전에서 음바페는 경기 후 파라과이의 거친 플레이를 비판했다. 그러자 파라과이의 셀레스테 아마리야 상원의원은 음바페를 향해 "프랑스인 행세를 하는 식민지 출신 카메룬인", "글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야만인"이라는 인종차별적인 발언들을 쏟아냈다.
음바페 역시 "당신은 파라과이에 최악의 이미지를 심은 무능한 사람이며, 나는 이런 사람들이 전 세계에 증오와 인종차별을 퍼뜨리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프랑스 축구협회도 즉각 성명을 내며 음바페를 지지했고, 파라과이 정부 역시 "그 의원은 파라과이를 대표하지 않는다"며 서둘러 선을 그었다.
축구에 대한 비판에는 축구로 답해야 한다. 경기 내용이 억울했다면, 억울한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된다. 그런데 축구나 상대방의 거친 플레이를 반박하는 대신에 상대방의 피부색과 출신 국가를 공격하는 순간, 더 이상 논쟁은 논쟁이 아니다.
음바페는 경기가 끝나자 상대 골키퍼가 내민 손을 외면했고, 골을 넣은 뒤 상대를 자극했다. 그가 무례했다면 그 무례를 지적하면 된다. 오만하고, 예의가 없고, 챔피언답지 못했다면 그렇게 말하면 된다. 그러나 그 의원이 집어든 단어는 '오만'이 아니라 '피부색'이었다. 잘못된 행동을 겨냥하면 정당한 비판이 되지만, 존재 자체를 비난하면 혐오가 된다.
인간은 태어날 때, 부모나, 피부색, 성별이나 국적, 신장과, 장애 여부를 선택하지 못한다. 우연히 주어진 것을 가지고 우월감을 느끼거나 열등감을 강요하는 것은 논리도 아니고 정의도 아니다. 다만, 어쩌다 운 좋게 태어난 것이 전부인 사람들이 인생에서 자랑할 것이라고는 그것밖에 없을 때, 그렇지 못한 사람들 앞에 우월감을 표출하는 것일 뿐이다. 피부색과 복권 당첨을 자랑하는 순간, 그는 이렇게 고백하는 셈이 된다. "제 인생에 내세울 것은 이것밖에 없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여성 의원은 공개 편지를 내고, 자신 역시 피부가 검고 라틴아메리카 사람이라는 이유로 오랫동안 멸시를 받아 왔다고 주장했다. 평생 자기 살을 베어 온 바로 그 칼을, 그녀는 남에게 휘두른 것이다.
우리가 자랑할 수 있는 것은 노력한 시간, 흘린 땀, 실패를 이겨낸 인내, 약속을 지킨 신뢰, 남을 위해 베푼 봉사와 희생, 자기 스스로 갈고 닦은 실력과 경험이다. 자랑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선택과 노력으로 ‘얻은 것’이고, 자부심은 자신의 노력으로 얻어낸 것에서 나온다. 인종을 학살했던 히틀러와 지식을 경멸하고 지식인을 학살했던 크메르 루주는 노력으로 얻는 것보다 태어나면서 주어진 것에 더 큰 가치를 두었던 못난이들이자 학살자였다.
위대한 사람은 자신의 선택과 무관한 조건으로 기억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자발적인 행동으로 기억되는 사람이다. 당신은 그저 피부가 조금 더 하얄 뿐이지 외모는 음바페보다 훨씬 더 당신이 경멸하는 야만인과 닮아 있다고 저 여인에게 내가 말하지 않는 것은 그녀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다. (변호사, 공인회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