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일 뉴욕 국제오토쇼에 전시된 루시드의 전기 세단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Lucid Air Grand Touring). 최근 루시드를 둘러싼 파산설이 확산되며 주가가 장중 50% 이상 급락했지만, 회사는 ″사실무근″이라며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
캘리포니아 전기차 업체 루시드(Lucid)가 파산과 비상장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주가가 장중 50% 이상 폭락했다. 회사는 즉각 “완전히 거짓”이라며 이를 전면 부인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 전기차(EV) 업계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루시드 주가는 14일 장중 한때 57% 가까이 급락하며 거래가 여러 차례 중단됐다. 주가 급락은 전기차 전문 매체가 구조조정 자문사인 알릭스파트너스(AlixPartners)가 루시드 이사회에 챕터11(Chapter 11) 파산보호 신청이나 비상장 전환 등의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보도하면서 촉발됐다.
루시드는 즉각 성명을 내고 “보도 내용은 완전히 사실이 아니다”며 “회사는 2027년까지 운영을 지속할 수 있는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파산이나 비상장 전환을 검토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도 구성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알릭스파트너스는 운영 효율성과 생산성 개선을 지원할 뿐 파산을 권고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루시드는 해당 보도로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었다며 최초 보도 매체에 법적 대응에도 나섰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파산설은 사실이 아니더라도 루시드의 경영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고 보고 있다.
루시드는 올해 1분기에 10억 달러 이상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최근 대규모 감원과 생산 축소, 경영진 개편을 단행했다. 올해 들어 미국 직원의 약 18%를 감원하는 등 비용 절감에도 나서고 있다.
더버지(The Verge)는 이번 사태가 루시드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전기차 산업 전체가 직면한 구조적 어려움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가격 경쟁 심화, 정책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독자 생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루시드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으며, 리비안(Rivian)은 폭스바겐, 폴스타(Polestar)는 지리자동차(Geely)의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 전기차 전문 업체 상당수가 대형 투자자의 지원 없이는 사업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루시드의 회생 여부는 올해 말 출시 예정인 중형 SUV ‘코스모스(Cosmos)’의 성공 여부에 달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 모델이 테슬라와 리비안 등과 경쟁하며 루시드의 실적 반등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