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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영어는 공부가 아니라 습관이었다

Los Angeles

2026.07.16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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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비호 회계사

차비호 회계사

미국에서 50년을 살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회계사가 되어 큰 회계법인에서 일하다 독립해 내 사무실도  운영했다. 사람들은 이 정도면 영어가 당연히 편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국에서 생활한 지 15년이 되었을 때도 영어는 여전히 부담스러웠다. 영어를 더 잘하고 싶어 커뮤니티 칼리지 수업도 들었다. 그러나 내가 원한 것은 문법이 아니라 고객과 동료에게 내 생각을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전환점은 1990년 IRS(국세청)의 세무감사 현장이었다. 고객의 사업장을 설명하며 오클랜드 인근의 ‘Caldecott Tunnel’을 말했지만, 담당자는 내 발음을 알아듣지 못하는 게 아닌가. 감사를 마치고 차를 몰고 돌아오는데 라디오 교통방송에서 이런 말이 들렸다. “Accident at Caldecott Tunnel.”
 
순간 귀가 번쩍 뜨였다. ‘미국 사람들은 저렇게 발음하는구나’. 차 안에서 몇 번이고 따라했다. 그때 문득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이후 혼자 운전할 때마다 영어 라디오 토크쇼를 틀었다. 토크쇼에는 뉴스, 인터뷰, 광고, 정치, 경제, 스포츠와 일상의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같은 소재도 사람에 따라 다른 어조와 단어, 문장으로 표현했다.    
 
라디오에서 들리는 영어는 짧은 시간에 상대의 관심을 끌고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잘 다듬어진 언어였다. 마음에 드는 표현이 들리면 그 의미를 이해한 뒤 여러 번 소리 내어 따라 했다. 혼자 있는 차 안이었기에 틀려도 부끄러울 일이 없었다. 그렇게 수많은 대화를 간접적으로 경험하다 보니, 남의 문장이었던 표현들이 어느 순간 내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오기 시작했다.
 
35년이 지난 지금도 이 습관을 유지하고 있다. 아침마다 과학 다큐멘터리를  들으며 소리 내어 따라 한다. 영어도 연습하면서 그들이 세상을 설명하는 방식과 문장의 구성, 그리고 단어를 선택하는 감각까지 함께 배우기 위해서다. 영어와 세상에 관한 지식을 동시에 배우고 있는 셈이다. 계속 듣다 보니 영어도 깊어진다.
 
요즘은 유튜브라는 훌륭한 도구가 있다. 무료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으며,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반복해서 듣고 따라 할 수 있다.
 
과학이든, 역사든, 경제든 본인이 궁금한 분야를 영어로 만나보라. 그리고 마음에 드는 문장을 이해하고, 소리 내어 따라 하며 본인 문장으로 만들어 보라. 나는 이 습관을 OTS, 즉 ‘Own the Sentence’라고 부른다.  가장 큰 깨달음은 영어는 공부가 아니라 습관이라는 것이다.  그 습관은 영어만 가르쳐 준 것이 아니라,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는 눈까지 함께 길러줬다.

차비호 /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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