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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전환, 시기보다 조건 우선

Los Angeles

2026.07.16 19:43 2026.07.16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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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
군사주권 연계는 의견일뿐
미군, 한국군 지휘 안 받아
15일 본지와 만난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 김경준 기자

15일 본지와 만난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 김경준 기자

트럼프 1기 행정부 국방장관을 지낸 마크 에스퍼는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목표 시점을 먼저 정하기보다 한국군의 군사적 능력과 연합방위 조건을 충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지난 15일 애스펀 안보포럼 현장에서 만난 그는 “전작권 전환은 조건에 기초해야 한다”며 “조건을 조기에 충족한다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기준을 바꿔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월 제1회 미래국방전력위원회에서 “당장 전작권을 회복하더라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전작권 전환을 핵심 국정과제로 삼고 임기 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에스퍼 전 장관은 정부의 정치적 일정에 좌우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조건에 기초한다는 것은 일정 기준과 문턱, 요구사항을 충족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1년이나 10년이 걸리든 해당 조건을 먼저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 양국이 지난 2014년 합의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COTP)’은 전환을 위해 크게 세 가지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군의 연합방위 주도 능력 ▶북한 핵·미사일 대응 능력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 등이다.  
 
전작권이 전환되면 현재의 한미연합군사령부는 한국군 대장(4성)이 사령관을, 미군 대장이 부사령관을 맡는 미래연합군사령부 체제로 바뀐다. 즉, 한국군 사령관이 주한미군까지 지휘하는 것이다. 이 같은 구조에 대해 "결국 미국인은 미국인의 지휘를 받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미군 지도부와 연방의회가 이 같은 지휘체계를 지지하는지에 대해서는 “최근 몇 년간 미군이나 의회 관계자들과 이 문제를 논의하지 않아 현재 입장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전환 조건을 먼저 충족해야 언제, 어떻게 전환할지를 논의할 수 있다”며  정치적 시기보다 조건 충족이 우선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한국 정치권 일각에서 전작권 전환을 두고 ‘군사주권의 회복’이라고 표현하는 데 대해 “하나의 견해일 수는 있다”며 “중요한 점은 실제 충돌이 발생했을 때 어떤 지휘체계가 가장 좋은 결과를 가져올지가 핵심”이라고 했다. 
 
그는 한미 안보동맹의 역할에 대해서도 짚었다. 
 
에스퍼 전 장관은 한미동맹이 북한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서 “한미동맹을 한반도에만 국한된 것으로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과 전쟁에 들어가 한반도에 있는 군사자산이 필요하다면 미군과 미국 대통령이 이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주한미군의 상당한 주둔 규모도 가까운 시일 내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도 전망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한국군도 북한 대응 능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임무에 참여할 수 있다고 봤다. 방공 능력과 첨단기술, 강력한 방위산업 기반 등을 활용해 역내에서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의 지리적 위치를 고려하면 방관자로 남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이유로 한국에 경제적 압박을 가한 사례를 모두 기억할 것”이라며 중국의 경제·군사적 압박에 맞서는 것이 한국의 국익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북한의 재래식 위협에 더 큰 책임을 질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나는 늘 한국군의 역량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한국은 지난 수년간 상당한 군사 역량을 발전시켜왔다”며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에스퍼 전 장관은 한국에서 독자 핵무장론이 확산하는 데 대해서는 미국의 확장억제가 여전히 충분하고 신뢰할 만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미국의 확장억제는 오랫동안 유지됐고 약화될 것이라는 논의도 듣지 못했다”며 현재의 확장억제 정책이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독자 핵무장은 한미동맹과 남북 관계, 국제 비확산 체제에 광범위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며 “가볍게 내려서는 안 되는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애스펀=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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