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WAIC 참석해 글로벌 AI 질서 선도 선언…"AI, 인간 중심 발전시켜야"
美'팍스 실리카' 대안으로 中주도 협력체 제시…對글로벌사우스 'AI 외교전'
시진핑 "AI 발전, 한 국가 독주 아닌 교향곡돼야"…美에 도전장(종합)
상하이 WAIC 참석해 글로벌 AI 질서 선도 선언…"AI, 인간 중심 발전시켜야"
美'팍스 실리카' 대안으로 中주도 협력체 제시…對글로벌사우스 'AI 외교전'
(상하이·서울=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권숙희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7일 중국의 대표적인 테크 행사에서 급성장하는 글로벌 인공지능(AI) 질서를 한 국가가 지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자국을 새로운 선도 국가로 내세웠다.
이와 함께 글로벌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를 중심으로 한 중국 주도의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AICO)를 띄우면서 미국의 영향력에 정면으로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전 상하이에서 열린 '2026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개막식에 참석해 "AI 발전은 한 국가에 의한 독주가 아니라 국제적 협력을 통한 교향곡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AI의 급속한 발전 과정에서 자국과 경쟁하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듯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미국 주도의 AI 공급망 동맹체 '팍스 실리카'에 대한 대안으로 자국을 내세운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는 이번 연설이 시 주석이 글로벌 AI 거버넌스 형성과 관련된 중국의 야심을 가장 명확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짚었다.
딥시크나 문샷AI, 즈푸(Z.ai) 등 중국의 AI 스타트업들이 미국 거대 기업 생성형 AI 모델들의 성능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글로벌 AI 질서를 주도하고자 한다는 야심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AI 발전에 있어 가장 중요시해야 할 기준과 우려되는 위험성에 대해 언급도 했다.
그는 AI의 발전은 "인간 중심의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AI가 가져올 2차 리스크를 엄중히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의 위험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고 AI를 안전하고 통제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I 분야에서 국가안보 개념을 과도하게 확대하는 데 공동으로 반대해야 한다"며 "합의에 기반한 글로벌 AI 거버넌스 체계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언급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국가안보 우려를 명분으로 중국산 첨단 기술의 수입을 통제해온 가운데 나온 것이다.
또한 시 주석은 향후 AI 발전 과정에 있어 글로벌사우스 국가들과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그는 "AI 분야에서 새로운 역사적 불공정이 생기는 것을 막아야 한다"라면서 글로벌사우스 국가들의 AI 역량 강화를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남미, 아세안, 아프리카, 브릭스(BRICS) 국가들과 AI 협력 센터를 발전시킬 것"이라며 " 향후 5년간 개발도상국에 AI 관련 연수 기회를 5천건 제공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미 중국 AI 모델들의 '저비용 오픈소스'라는 특징은 개발도상국의 AI 접근성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중국이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 대응해 공들이고 있는 글로벌사우스에서 'AI 외교전'까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컨설팅 기업 디 아시아 그룹(TAG) 조지 첸 분석가은 로이터에 "중국은 AI 기술과 표준 모두에서 누구도 따라가지 않고 세계를 주도할 것"이라면서 "시 주석의 메시지는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시 주석의 메시지는 선언이자 경고로도 볼 수 있다"며 "중국은 어느 누구에게도 AI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중국에 얘기하도록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2018년 시작해 올해로 9번째를 맞은 WAIC 개막식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중국을 포함한 세계 29개국은 전날 상하이에서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AICO) 설립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창립 회원국에는 중국 외에 러시아, 벨라루스, 세르비아, 쿠바, 브라질, 베네수엘라, 아프리카 10개국, 아시아 12개국이 포함됐다.
시 주석의 참석과 WAICO 창설을 계기로 그동안 자국의 AI와 로봇을 선보이던 전시행사였던 WAIC의 지위가 격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 주석은 이날 WAICO 창설이 세계 AI 발전사에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도 거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