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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지구중심설

Chicago

2026.07.17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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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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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사는 우리도 태양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는 말을 하면서 산다. 갈릴레이가 땅속에서 그런 말을 들으면 억장이 무너질 것이다. 우주의 시작과 끝을 얼추 짐작한 현대인도 시간은 언제 어디서나 일정하다고 생각한다. 죽은 아인슈타인이 벌떡 일어날 일이다. 하지만 지구에 발붙이고 사는 우리로서 직관적인 관찰과 경험에 따른 자연적인 현상이다.
 
소위 천동설이라고도 불리는 지구중심설은 오랫동안 정설로 받아들여졌던 이론이다. 물론 그사이에 자주 수정되고 보완되기는 했지만 근 2천 년 동안 지속했다. 그 바탕에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인간과 우리가 사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종교적 영향이 컸다. 정상적인 사람이 하늘을 보면 모든 천체가 밤과 낮 동안 우리가 사는 지구를 대략 한 바퀴씩 도는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문제는 행성의 운동이었다. 오래 전부터 우리는 별과 행성을 구별하였는데 망원경이 발명되기 전까지 우리의 맨눈으로 발견된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의 움직임이 잘 설명되지 않았다. 해와 달을 비롯한 모든 별은 하루를 기준으로 우리가 사는 지구를 한 바퀴 도는데 행성은 천천히 움직이다가 심지어는 역주행도 서슴지 않았다.
 
천동설의 양대 축은 아리스토텔레스와 프톨레마이오스인데 두 사람 모두 그리스 출신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프톨레마이오스보다 약 5세기 전 사람이어서 우주를 보다 철학적인 관점에서 보았고 프톨레마이오스는 천체의 움직임을 수학적으로 해결하려고 했던 차이를 보였지만 결국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원칙에는 변함없었다. 프톨레마이오스는 행성의 역주행을 해결하기 위해 비상한 방법을 고안했고 그런대로 잘 들어맞았기 때문에 그 후 천오백 년 동안 유럽과 이슬람 문화권에 교과서처럼 자리매김하였다.
 
행성은 해와 달처럼 지구 주위를 돌다가 갑자기 방향을 바꿔 오던 길로 되돌아가기도 했는데 당시까지 우주의 모든 천체는 지구 주위를 공전한다고 생각하던 천동설로는 잘 설명되지 않았다. 사실 행성은 지구가 아니라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으므로 생긴 현상이다. 천동설 신봉자들에게 행성은 지구를 도는 것이 아니라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고 하면 미쳤다는 소리를 듣거나 자신들의 종교에 반하는 이단 취급을 받았다. 유럽에는 기독교, 중동 지역은 이슬람교가 뿌리내리면서 천동설이 자신들의 교리에 맞았기 때문에 무리 없이 유지될 수 있었다.  
 
로마 가톨릭의 한 분파였던 도미니크 회는 석학 토마스 아퀴나스를 배출한 적이 있는 이름있는 단체였는데 그곳에서 도를 닦던 조르다노 브루노란 수도사가 태양도 특별한 천체가 아니라 무한한 우주에 흩어진 수많은 항성 중 하나라는 말을 했다가 신성모독으로 화형 당해 죽었다. 그로부터 약 30년 후, 갈릴레이는 지구가 돈다고 했다가 종교재판을 받아 평생 가택연금형을 선고받았다. 이처럼 당시는 천동설에 반하는 정도가 아니라 그 비슷한 이야기라도 했다가는 목숨을 잃는 시절이었다.
 
행성의 움직임에 문제가 있자 기원후 2세기경 당시 로마의 식민지였던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 살던 프톨레마이오스는 실로 획기적인 생각을 했다. 행성은 여러 번 작은 공전을 하면서 크게는 지구를 공전한다는 것이다. 행성이 지구를 중심으로 돌면서 만드는 큰 원을 대원이라 하고 작은 공전을 하는 원을 주전원이라고 불렀는데 이로써 행성의 밝기 변화와 역행이 상당히 설명되었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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