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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도 폭염 뚫고 들어갔더니…투명한 얼음 가득한 ‘겨울왕국’ [스튜디오486]

중앙일보

2026.07.17 15:00 2026.07.1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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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튜디오486]은 중앙일보 사진부 기자들이 발로 뛰어 만든 포토스토리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중앙일보는 상암산로 48-6에 있습니다. "
제빙조에서 갓 만든 얼음을 대원냉동산업사 윤창수 직원이 제빙고로 옮기고 있다. 온도 차로 인해 얼음에서 하얀 김이 피어오르고 있다.

제빙조에서 갓 만든 얼음을 대원냉동산업사 윤창수 직원이 제빙고로 옮기고 있다. 온도 차로 인해 얼음에서 하얀 김이 피어오르고 있다.

"아버지 때만 해도 우리 공장에 이런 제빙조가 다섯 곳은 있었죠."

대를 이어 얼음 공장 대원냉동산업사를 운영하는 윤준일 대표가 거대한 제빙조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는 하나만 남았습니다."

대형 수조 형태의 제빙조. 직사각형 모양의 아이스캔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수조 내부는 영하 10도의 고농도 소금물로 채워져 있다.

대형 수조 형태의 제빙조. 직사각형 모양의 아이스캔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수조 내부는 영하 10도의 고농도 소금물로 채워져 있다.



아이스캔을 영하의 고농도 소금물이 담긴 수조에 담가 48시간이 지나면 물이 서서히 얼음으로 태어난다. 윤창수씨가 얼음이 담긴 아이스캔을 크레인을 이용해 움직이고 있다.

아이스캔을 영하의 고농도 소금물이 담긴 수조에 담가 48시간이 지나면 물이 서서히 얼음으로 태어난다. 윤창수씨가 얼음이 담긴 아이스캔을 크레인을 이용해 움직이고 있다.

1978년 경기도 부천에서 문을 연 이 공장은 48년째 어업용과 식용 얼음을 만들고 있다. 한때 수도권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대형 제빙조는 냉동기술의 발달과 산업 구조 변화 속에 하나둘 자취를 감췄다. ‘대형 수조를 이용한 제빙’은 대형 얼음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곳은 사라져가는 전통 제빙 기술과 시간을 묵묵히 지켜내는 몇 안 되는 현장이다.
정수된 물을 아이스캔에 담고 있는 모습.

정수된 물을 아이스캔에 담고 있는 모습.

아이스캔에서 얼음을 분리하기 앞서 크레인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아이스캔에서 얼음을 분리하기 앞서 크레인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공장 문을 여는 순간 계절이 바뀐다. 밖은 35도를 웃도는 폭염이지만 문 하나를 지나자 차가운 공기가 얼굴을 감싼다. 거대한 수조에서는 하얀 김이 피어오르고, 아이스캔에 물을 채우는 소리가 공장 가득 울린다. 제빙조 안에는 직사각형 아이스캔이 수영장 레인처럼 빼곡하게 늘어서 있다. 정수 과정을 거친 물을 아이스캔에 가득 담아 크레인을 이용해 영하 10도의 고농도 소금물 속에 담근다. 그 상태로 48시간이 지나면 물은 투명한 얼음으로 다시 태어난다.
아이스캔과 붙어있던 얼음을 떼어나는 작업을 마치고 캔을 기울이자 담겨있던 물과 함께 대형 얼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아이스캔과 붙어있던 얼음을 떼어나는 작업을 마치고 캔을 기울이자 담겨있던 물과 함께 대형 얼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얼음이 완성되면 아이스캔은 다시 크레인에 매달려 작은 수조로 옮겨진다. 작업자가 천천히 물속에 담갔다 들어 올리기를 반복하자 캔과 얼음이 분리된다. 아이스캔을 기울이자 커다란 얼음 덩어리가 폭포처럼 쏟아지는 물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다. 높이 110㎝, 가로 52㎝, 폭 28㎝. 성인 몸통만 한 투명한 얼음이다. 작업자는 긴 쇠막대로 얼음을 두드리며 균열은 없는지, 투명하게 얼었는지 꼼꼼히 확인한다. 작은 흠집 하나까지 살핀 뒤 문제가 없는 얼음은 냉동창고로 옮겨진다.
얼음 점검을 마친 윤창수 직원이 저장고로 얼음을 옮기고 있다.

얼음 점검을 마친 윤창수 직원이 저장고로 얼음을 옮기고 있다.

이 얼음은 높이 110cm 크기로 옛 방식인 제빙조를 이용해서만 제작이 가능하다.

이 얼음은 높이 110cm 크기로 옛 방식인 제빙조를 이용해서만 제작이 가능하다.

대형얼음은 분쇄해서 생선 선도 유지에 사용되거나 예술가의 손을 빌려 얼음 조각으로 다시 태어난다. 한 덩어리의 가격은 15000원 선에서 거래된다.

대형얼음은 분쇄해서 생선 선도 유지에 사용되거나 예술가의 손을 빌려 얼음 조각으로 다시 태어난다. 한 덩어리의 가격은 15000원 선에서 거래된다.

이 공장의 하루 생산량은 약 150톤. 만들어진 얼음은 가락시장과 청량리수산시장 등으로 보내져 생선을 신선하게 유지하는 데 쓰이고, 대형 얼음 조각 작품의 재료로도 활용된다. 윤 대표는 "폭염이 이어질수록 얼음 수요는 늘지만 이런 대형 제빙조를 운영하는 공장은 이제 얼마 없다"며 "사라져가는 방식이지만 대형 얼음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는 한 계속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반세기 가까운 시간 동안 같은 자리에서 얼음을 만들어 온 공장. 시대는 변했지만 거대한 제빙조에서는 오늘도 쉼 없이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전민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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