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바르고 35일 뒤 털 났다…원자력연구원, 탈모 제품 개발한 사연

중앙일보

2026.07.17 15:00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잔디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탈모 완화 기능성 화장품을 개발하는 업체가 있다. 기능성 화장품 제조 관련 원천 기술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제공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잔디의 일종인 센티페드그라스에서 추출한 천연소재를 주원료로 하는 탈모 완화 기능성화장품이 식약처 심사를 최종 통과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원자력연 연구원들이 실험하는 모습. 사진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잔디의 일종인 센티페드그라스에서 추출한 천연소재를 주원료로 하는 탈모 완화 기능성화장품이 식약처 심사를 최종 통과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원자력연 연구원들이 실험하는 모습. 사진 한국원자력연구원

잔디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탈모 완화 제품
18일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원자력연구원 연구소기업인 ㈜바이오메이신이 만든 제품(메이세라 리바이브 앤 리스토어 헤어토닉, 이하 헤어토닉)이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탈모 증상 완화 기능성화장품 심사를 최종 통과했다. 이 제품은 피부 진정, 자외선 차단, 스포츠 케어 제품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돼 온 메이신(Maysin) 성분으로 만들었다. 천연소재인 메이신은 옥수수수염에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플라보노이드 성분의 한 가지다. 플라보노이드는 식물에 들어 있는 천연 색소로 항산화와 항염증 효과가 있다고 한다. 화학적 합성이 어려워 고부가가치 천연 소재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헤어토닉 제품은 옥수수수염이 아닌 잔디(센티페드 그라스· Centipede Grass)에서 메이신 성분을 추출했다. 첨단방사선연구소 정병엽 소장이 2012년 미국유학 시절 잔디밭을 관찰하다 특이한 장면을 봤다. 첨단방사선연구소는 전북 정읍에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원 부속 기관이다. 일반적으로 밤나무 유충이 있는 곳에서는 잔디가 자라지 못하는 데 센티페드 그라스가 있는 곳에서는 이와 반대로 잔디가 멀쩡하고 밤나무 유충이 죽어 있는 것을 봤다.

잔디의 일종인 센티페드 그라스. 사진 (주)바이오메이신

잔디의 일종인 센티페드 그라스. 사진 (주)바이오메이신

옥수수수염보다 15배 많은 성분
이에 정 소장은 센티페드 그라스를 연구, 메이신 성분이 들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첨단방사선연구소는 센티페드 그라스에서 메이신 성분을 추출했다. 센티페드 그라스에는 옥수수수염보다 15배 많은 메이신 성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년생인 옥수수수염과 달리 다년생 식물인 잔디에서는 메이신 성분을 연중 추출할 수 있다. 첨단방사선연구소는 취 등 설치류 피부에 메이신 성분을 바른 결과 35~42일 뒤 털이 자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바이오메이신에서 개발한 헤어토닉은 바르지 않고 뿌리는 스프레이 타입이다. 바이오메이신 김남훈 팀장은 “기존 제품이 주로 카페인·비오틴 같은 원료를 쓰고 두피 환경 관리와 외관 개선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이 제품은 모발 세포 성장 관리에 중심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잔디의 일종인 센티페드그라스에서 추출한 천연소재를 주원료로 하는 탈모 완화 기능성화장품이 식약처 심사를 최종 통과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원자력연 연구원들이 실험하는 모습. 사진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잔디의 일종인 센티페드그라스에서 추출한 천연소재를 주원료로 하는 탈모 완화 기능성화장품이 식약처 심사를 최종 통과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원자력연 연구원들이 실험하는 모습. 사진 한국원자력연구원

이 제품은 또 모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모유듀세포를 활성화하고 두피와 모낭 건강과 모발 밀도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4주 사용 후에는 탈모 증상과 앞머리선 개선, 정수리 풍성함 등의 현상이 나타났다. 시험 도중 가려움이나 따끔거림 등 두피 이상 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바이오메이신은 이 제품을 올해 하반기부터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대전 유성구에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중앙포토

대전 유성구에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중앙포토

이 제품은 식약처 고시 원료가 아닌 비고시 원료로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비고시 원료는 이미 고시된 원료와 달리 기능성과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개별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인체적용시험과 안전성 평가 등 별도의 심사를 거친다. 메이신은 약 6개월간의 검토를 거쳐 지난 5월 최종 승인을 받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임인철 원장 직무대행은 “이번 성과는 연구원 원천기술과 연구소기업이 힘을 모아 만든 결실”이라며 “연구소 기업에 성장할 수 있게 기술사업화 생태계를 더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김방현([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