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미국에서는 표현의 자유 있어" 美 백악관, 정치 개입 위반 '포클랜드 현수막 논란'에도 아르헨티나 옹호.. FIFA는 침묵

OSEN

2026.07.18 04:05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강필주 기자]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포클랜드 제도(말비나스)' 영유권 주장 현수막 논란이 미국 백악관이 가세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16일(한국시간) 잉글랜드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10분 앤서니 고든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40분 엔소 페르난데스와 후반 추가시간 2분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의 역전골로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문제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후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자축하기 위해 그라운드에서 펼쳐든 현수막이었다. 이 현수막에는 '말비나스는 아르헨티나 영토'라고 적혀 있었다. 

포클랜드(스페인어 말비나스) 제도는 남대서양에 있는 군도다. 현재는 영국의 해외영토지만 아르헨티나가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어 양국 간 대표적인 영토 분쟁 지역이다. 

이는 경기장 안에서 정치적, 차별적, 공격적인 현수막이나 깃발 등을 금지하고 있는 FIFA의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결국 정치적 메시지를 배제하려는 FIFA의 원칙을 무시한 만큼 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펼친 세리머니와 비교될 수 있다. 당시 한국이 일본을 2-0으로 꺾은 뒤 박종우가 '독도는 우리땅' 현수막을 들었다 FIFA로부터 A매치 2경기 출장 정지와 3500스위스프랑(약 646만 원)의 벌금 징계를 받았다. 

비슷한 기준으로 우크라이나, 코소보, 지브롤터 등 정치·영토 분쟁과 관련된 메시지도 제재 대상이 된 사례가 있다. 따라서 이번 사건도 메시지의 내용이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주장 자체를 경기장에서 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영국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피터 카일 영국 과학혁신기술부 장관은 이를 "축구에 정치적 활동을 개입시켜서는 안 된다는 규정에 대한 지독한 위반"이라며 분노했고, FIFA의 즉각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 중 한 명인 앤드류 줄리아니 백악관 월드컵 TF 책임자는 워싱턴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오히려 아르헨티나를 옹호하는 발언을 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줄리아니는 "우리는 미국 헌법 제1조(표현의 자유)의 권리를 굳게 믿는다"며 "어떤 성명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와 능력이라는 측면에서, 아르헨티나는 미국 내에서 그렇게 할 충분한 권리가 있다"고 아르헨티나의 손을 들어주었다.

선수들의 세리머니는 양국 정상들의 거친 입싸움으로 번지며 심각한 외교 문제로 비화했다. 반면 징계의 칼자루를 쥔 FIFA는 애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월드컵은 우리의 것이 아닐지 몰라도, 포클랜드 제도는 확실히 우리의 것이다. 영유권에 대한 입장은 변함없다"며, 결승전 전망에 대해서는 "두 팀 모두에게 행운을 빌지만, 특히 스페인을 응원한다"며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자신 소셜 미디어(SNS)에 "일부(영국)가 단세포적인 십대처럼 짜증을 내는 동안, 우리는 외교적 경로를 통해 말비나스 제도의 주권 회복에 매일 가까워지고 있다"며 영국을 원색적으로 조롱했다.

엄격한 정치적 메시지 금지 규정을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FIFA 대변인은 "징계위원회가 매치 리포트를 평가하고 관련 상황을 고려 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결승전 전까지 실효성 있는 징계가 내려질지는 미지수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우승 트로피를 수여할 수 있다고 암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클럽 월드컵 당시에도 첼시의 우승 시상대에 개입해 선수들을 당황하게 만든 전력이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인판티노 회장의 밀월 관계는 이번 대회 내내 화두였다. 트럼프의 전화 한 통에 16강 벨기에전을 앞두고 있던 미국 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의 퇴장 징계가 전격 번복돼 논란이 됐다. /[email protected]


강필주([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